이 기사는 2011년 09월 02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이 내년 금융지주회사 출범에 대비해,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외면한 채, 손쉽게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집중했다.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도 공격적으로 올렸다.
◇ 전세대출 6개월만 2배 급성장
2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은행 부문의 7월 말 원화대출금은 124조원으로 연초 대비 2.18%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증가세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대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그 동안 눈에 띄지 않던 영역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대기업대출은 연초 대비 9.85% 성장했다. 론스타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있는 하나은행을 제외할 경우, 신한은행(12.7%) 다음으로 높은 성장세다. 시중은행에 비해 주거래 은행으로서의 입지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속도다.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단기회전대출 약정을 체결했고, 2분기부터 실적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게 농협 측의 설명이다.
대기업 대출보다 눈에 띄는 것은 주택관련 대출이다.
올해 들어 전세자금 수요가 급증하자 농협은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월 전용상품인 '채움 전세우대론'을 출시했다.
7월 말 현재 전세자금 대출규모는 1923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 1월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801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증가 속도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98.0%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늘었다. 연초에 비해 2조1472억원(7.1%)을 늘려 신한은행(6.1%) 우리은행(5.3%) 국민은행(3.1%) 하나은행(1.7%)를 앞질렀다.
반면 전체 원화여신의 40%가 넘던 중소기업 대출은 연초 대비 1조7703억원(3.6%) 줄어, 비중도 38%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원화여신의 10% 수준인 개인사업자대출도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각각 4.8%, 4.3% 늘렸다.
◇ 보험, 연초부터 공시이율 올리기 나서
보험 부문도 공시이율을 올려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다.
농협 보험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6% 증가한 5조5463억원의 수입공제료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성장률도 6%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크게 제고됐다고 평가하긴 힘들다.
2분기(4~6월) 수입공제료도 2조7827억원으로, 1분기 대비 190억원 증가했지만 영업강화 효과보다는 1분기 전산사고로 인한 상대적인 효과가 크다.
농협 보험 관계자는 "보험사로 출범하기 전까진 이전 영업체계를 따라야 하고, 출범한다고 해도 실적을 급격히 늘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적과 별도로 상품 경쟁력 강화의 움직임은 포착된다.
전체 수입공제료의 70% 이상이 저축성 보험에서 실현되는 농협 보험은 연초부터 공시이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현재 공시이율은 상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연초 대비 0.3%포인트 오른 4.8~4.9%다.
생명보험사의 현재 공시이율 5.2%(업계 최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타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농협 보험 관계자는 "업계의 공시이율 수준에 맞도록 공시이율을 조정했고, 유배당 상품의 실제 공시이율은 5.5%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공시이율 조정과 별도로 최근엔 보험사업단(FC조직) 구성 및 신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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