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와 H&Q가 IMK에 목맨 3가지 이유 연 2조원 매출보장에 8년간 배타적 영업권…ERP 모듈 연계 '안전장치'
이 기사는 2011년 10월 07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IMK) 인수전에 나선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사모투자펀드 H&Q코리아가 가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Q는 지난 2007년 국민연금 등에서 투자받은 40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굴려 3년 만에 100% 이상의 수익을 낸 운용사다. 국내 독립계 운용사(GP)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유일하게 펀드를 조기 해산한 인수합병(M&A) 시장의 모범생으로 평가된다. 이런 운용사가 이번 인수전을 객관적 위치에서 지켜보다 거래 후반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걸 보면 투자의 성공을 어느 정도 확신했다는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사실 이번 거래는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적잖은 난제를 갖고 있었다. IMK가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건 사실이지만 이를 외부인이 소유할 경우 그 성장이나 매출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가 핵심 논점이었다.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인수 후 삼성이 그동안의 구매 물량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매각을 진행하면서 일단 이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풀 수 있도록 '매출 보장'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IMK 매각을 발표한 이후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최소 5년간 10조원' 가량의 매출을 보장한 것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1년에 2조원씩 매출을 유지시켜주겠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일정 기간 매출을 보장하는 것 외에도 납품가에 포함된 마진을 현재 수준보다 낮추려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 부분을 상생의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IMK 매출실적은 지난 2008년 1조369억원에서 2009년 1조1821억원, 2010년 1조5492억원으로 성장해 왔다. 성장세가 가팔랐지만 연간 매출은 2조원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 3년의 수치를 감안하면 매각자인 삼성이 내건 보장은 사실상 5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성장세를 감안해도 삼성이 보증한 수치가 1년에 2조원이고 그 이상의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최소한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투자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5년이라는 기간을 일종의 시한으로 여기고 이를 투자의 한계 시점으로도 평가한다. 하지만 삼성은 비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았다. 소모성 자재 구매 구조의 비경쟁 정책을 최소 8년 이상 보장키로 한 것이다. 사모펀드 같은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회수 시한이 3~5년이라는 걸 감안하면 매출보장 외에 8년간 배타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은 거의 완벽한 투자환경인 셈이다.
여기에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MBK 등 글로벌 펀드들은 보장 매출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주목하고 있다. IMK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ERP(G-ERP)라고 이름붙인 이 시스템 개발에 참여해 메인 비즈니스인 MRO와 관련된 모듈을 공동 개발했다.
삼성전자 사용자는 MRO 구매를 위해 G-ERP에 접속하고 이를 내부시스템으로 이용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삼성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 IMK의 G-ERP MRO 모듈을 사용하지 않고는 구매를 할 수가 없는 구조다. IMK를 새로 인수할 후보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스템 연동성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IMK가 지배구조상 삼성그룹에서 독립한다고 해도 삼성이 상당한 시스템 전환비용을 들여서 이를 단기간에 바꿀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와 H&Q는 IMK가 삼성 계열사로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도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가속화되고 있고 그 여파가 국내 경기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의 외생변수로 여겨진다. 이 상황에서 IMK의 주 사업이 경기와 무관하게 매출이 보장된 상황이고 기업에 차입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없다는 것이 안정적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사업적 측면에서 인터파크는 MRO 외에 다각화 포석을 갖고 있다. IMK가 보유한 캡티브 마켓 외에 IT 총판사업과 통신사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IT 총판 분야에서는 기존 개인용 업무 컴퓨터의 리스 및 렌탈 사업 외에 정보저장용 서버 및 스토리지 품목을 중심으로 신규 비즈니스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PC 외에 프린터 등 신규 제품을 늘리고 이로 인한 노하우를 접목해 서버 및 스토리지 시장을 개척할 의지다.
통신사업의 경우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모바일 스마트기기 등을 중심으로 SKT와 KT의 대리점을 개설하는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 주 사업이 온라인 상거래에 집중된 만큼 통신 서비스 대리점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구축할 경우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래 관계자는 "H&Q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기존 경쟁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며 "인터파크와 SFA 등 전략적 투자자 후보 외에 H&Q 같은 깐깐한 사모펀드들이 상당히 진지해진 건 확실한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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