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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상무, 선택과 집중…펀드대형화 견인 [미래에셋벤처를 움직이는 사람들]④'회수+미회수자산' 멀티플 2.5배…바디프랜드·라이프리버·펄어비스 잭팟

이윤재 기자공개 2019-10-07 08:19:39

[편집자주]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탄탄한 내실을 자랑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차별화된 운용전략에 따른 흑자경영과 맞물려 고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증시 입성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대형 벤처캐피탈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미래에셋벤처투자 핵심 인력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2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디프랜드, HLB(에이치엘비), 라이프리버, 펄어비스. 모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잭팟을 터뜨린 간판 포트폴리오들이다. 이 딜들을 발굴한 한정수 상무의 독보적인 선구안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한 상무는 이미 회수 및 미회수 자산의 평가액 합이 투자원금 대비 2.5배에 달할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써내려가고 있다.

한정수
한 상무는 회계사 출신이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정회계법인에 입사해 회계사로서 커리어를 다지기 시작했다. 감사 파트에서 재직하며 기업의 재무구조를 깊숙이 들여다봤다.

벤처캐피탈 심사역에 발을 들인 건 2008년이다. 보다 역동적인 업무에 대한 욕구가 컸다. 금융투자로 전환을 꾀하면서 여러 직종을 고민하던 중 벤처캐피탈을 택하게 됐다. 그때만 해도 회계사 출신들은 주로 증권사를 택했고 벤처캐피탈에 뛰어든 이는 많지 않았다. 모험자본 최전선으로 역동적인 투자활동이 가능할 거란 기대가 있었다.

인연이 닿은 벤처캐피탈은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던 미래에셋벤처투자였다. 금융그룹 간판도 마음에 들었다. 짧은 면접을 마치고 곧장 벤처캐피탈 심사역으로 변신했다. 동시에 과연 내가 잘할 수 있는 투자영역이 어떤 것일까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고민 끝에 한 상무가 주력했던 첫 투자 영역은 헬스케어였다. 신약개발과 같은 바이오 분야처럼 밀도 있는 전공지식이 요구되지 않았다.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했고, 자신의 전공을 더해 재무성과나 사업 비전 등이 예측가능했다.

대표적인 투자 건들을 보면 한 상무의 투자 흐름이 잘 녹아있다. 자동약포장기 제조업체 크레템부터 인공눈물제조기업 DHP코리아, 혈당측정기 업체 아이센스, 안마의자 렌탈업체 바디프랜드, 게임개발사 펄어비스, 자전거업체 알톤스포츠, 신약개발사 에이치엘비 등이다. 헬스케어를 시작으로 유통·소비재 영역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들을 넓혀갔다.

한 상무의 투자 전략이 빛난 대표 투자 건은 바디프랜드다. 당시 이익은 내고 있었지만 새로운 사업모델이었던 탓에 투자심의위원회 통과가 어려웠다. 한 상무는 눈을 돌려 인접국가인 일본의 안마의자 시장 현황에 주목했다. 전체 인구 대비 약 10%에 달하는 보급률과 급격한 인구 노령화를 감안할 경우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근거를 곁들였다.

결국 바디프랜드는 투자 원금 대비 5배, IRR 기준 10% 달하는 수익을 안겨준 효자 포트폴리오가 됐다. 한 상무는 바디프랜드에 투자하는 비히클 중 하나로 '사회적기업 펀드'를 활용했다. 전략적인 한 건의 투자 덕분에 펀드 전체는 플러스로 청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해당 펀드에 여러 사회적기업 포트폴리오를 담아 정책목적을 달성하고, 동시에 수익률까지 잡았다.

11년차 심사역인 한 상무의 누적 투자원금은 500억원대다. 그간 투자자로 누벼온 기간을 감안하면 결코 투자금액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연간 한 상무가 투자 집행을 완료하는 포트폴리오는 평균적으로 5건 안팎이다. 스스로 정한 투자 심사 기준에 부합하는 곳들을 선별하고 신중히 접근하다 보니 투자집행 건이 많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과감한 베팅도 주저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이치엘비다. 현대라이프보트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한 상무는 에이치엘비가 보유한 미국표적항암제 개발자회사였던 LSKB 성장가능성을 보고 2014년 이후 세 차례 투자를 단행했다. 70억원을 투자해 365억원을 회수했고, IRR로는 251%로 집계됐다.

에이치엘비의 다른 자회사인 라이프리버 시리즈A에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후 라이프리버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 합병되면서 7.7배에 달하는 수익률로 마무리했다. 에이치엘비가 구명정에서 바이오로 사업전환을 꾀할 때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든든한 조력자가 됐던 셈이다.

투자 성과는 압도적이다. 회수 완료 금액과 아직 미회수된 투자자산의 평가액의 합이 원금의 2.5배에 달한다. 회수된 포트폴리오에 대해 집계된 수익률은 IRR 기준 30%대를 상회한다. 누구보다도 효율적인 벤처투자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한정수 상무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1000억원 벤처펀드에도 김응석 대표, 채정훈 상무와 함께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한다. 이 펀드에서 주로 유통·소비재,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최근에는 투자 보다는 대형 벤처펀드 결성에 집중하고 있고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정한 산업영역 제한을 걸고 투자하기 보다는 모바일과 접목된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폭 넓게 투자처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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