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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포트코리아, 동양네트웍스 IT부문 매각에 '촉각' [헤지펀드 포트폴리오 엿보기]사내 TF 구성, 효율화 차원 매각 고려…라임·포트코리아 CB 140억원씩 보유

이민호 기자공개 2019-10-17 08:18:2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동양네트웍스가 주력사업인 시스템통합(SI·System Intergration) 중심의 IT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 회사 메자닌에 투자한 라임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T부문이 동양네트웍스 연간 매출액의 대부분을 창출해내는 만큼 향후 매각 시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주가 부진으로 펀드수익률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B 투자자들은 현재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볼 방침이다.

◇IT부문 매각 카드 '만지작'…매출기여도 74% '압도적'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가 최근 사내에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IT부문 매각을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양네트웍스가 최근 IT부문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TF팀을 발족했다"며 "직원들의 동요가 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양네트웍스 최대주주가 IT부문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네트웍스 IT부문은 동양네트웍스 매출액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부문이다. 동양네트웍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26억원으로 이 중 74.3%인 242억원이 IT부문에서 발생했다. 동양네트웍스는 IT부문 외에도 골재 등 원부자재와 기업소모성자재 유통사업(MRO)을 담당하는 BT부문을 두고 있지만 매출기여도(83억원·25.5%)는 IT부문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동양네트웍스는 과거 동양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산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주하며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였다. 하지만 2013년 '동양그룹 사태'로 그룹에서 분리된 데다 회생절차에도 진입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회생절차는 개시 약 1년 5개월 만인 2015년 3월 종결됐고 현재까지도 유안타증권, SK매직, 동양파일 등 과거 동양그룹 계열사 일부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내부 혼란이 지속됐고 2013년 4917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지난해 700억원까지 추락했다. 영업이익도 수년째 마이너스(-)로 손실폭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동양네트웍스의 IT부문 매각 흥행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규사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사업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해왔다. 지난해 의약품 연구개발업체 티와이레드를 종속회사로 설립하며 바이오사업에 나섰고 올해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O2O사업, 금융·리스사업, 광고 콘텐츠제작사업, 스포츠 에이전트사업, 애니메이션 홍보사업 등 신규사업을 대거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M&A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매물로 나오는 SI사업체는 그룹사 거래물량이 있어 수익이 보전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는 것이 주요 매력 요소"라며 "다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황에 처한 매물이라면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를 막론하고 원매자 리스트를 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I사업은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동양네트웍스 기존 고객사를 유지한 채 개발인력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면 매력적인 매물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IT부문 효율화를 위해 매각, 자회사 전환, 조직 슬림화 등 여러가지 옵션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으며 의사결정을 내린 적도 없다"며 "주력사업인 IT부문을 매각했을 때 상장 유지에 리스크가 있는 데다 회사가 경영권 양도의 과도기적 시기에 있는 등 고려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CB 투자 라임운용·포트코리아운용 '예의주시'

동양네트웍스는 지난해 4월 바이오사업 투자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동양바이오컨소시엄1호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주식총수의 15.06%에 해당하는 많은 물량이었다. 만기는 3년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와 4%로 설정됐다. CB 인수자에는 발행 1년 이후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부여됐다.

3회차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2990원이었으며 매 1개월마다 주가 하락분을 반영해 액면가(500원)까지 하향 조정(리픽싱)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리픽싱 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70%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면 동양네트웍스 3회차 CB의 경우 주가 하락을 전환가액에 사실상 무제한 반영할 수 있어 CB 인수자에 크게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전환청구는 발행 1년 이후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3회차 CB 발행 당일 동양바이오컨소시엄1호로부터 100억원 규모 물량을 가져왔고 이후로도 보유물량을 장외매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늘렸다. 라임자산운용은 현재 140억원 규모 3회차 CB를 보유하고 있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올해 3월 140억원 규모 3회차 CB를 일시에 장외매수했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동양네트웍스 CB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펀드인 '포트코리아런앤히트4호'를 설정했다.

3회차 CB 전환가액은 수차례 리픽싱을 거쳐 933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최초 전환가액의 31.2% 수준까지 떨어졌다. 동양네트웍스 주가는 9월말부터 1000원선마저 붕괴되며 14일 종가 기준 871원을 기록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은 3회차 CB 조기상환수익률이 4%이므로 유사 시 전환차익을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풋옵션으로 엑시트할 통로는 있다.

다만 동양네트웍스가 올해 상반기말 기준 확보하고 있는 현금성자산 649억원은 대부분 3회차 CB와 함께 지난해 7월 발행한 1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324억7500만원)와 2회차 BW(200억원)를 통해 조달한 것으로 추정돼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추가 메자닌을 차환발행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동양네트웍스의 주력사업인 IT부문이 떨어져나가면 회사가치에 타격을 입어 주가 부진으로 연결될 개연성이 있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 관계자는 "동양네트웍스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지만 IT부문 매각 관련해 아직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포트코리아런앤히트4호'가 기본적으로 '바이앤홀드(Buy and Hold)' 전략을 이용하는 만큼 당장 특정 액션을 취하기보다는 좀 더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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