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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합병 공신' 김명섭, 각자 대표 체제 '가교' 역할⑨새로운 관점 강조…IT시스템 고도화, 베트남법인 성장 과제

이지혜 기자공개 2019-10-24 09:25:23

[편집자주]

현대증권과 합병 3년차를 맞는 KB증권은 각 부문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김성현 사장, 박정림 사장으로 이뤄진 2기 각자대표 체제의 닻을 올렸다. KB증권은 금융그룹 내 계열사와 매트릭스 체제를 구축해 WM(자산관리), IB(투자은행) 등에서의 협업 시너지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대형 IB로 발돋음한 KB증권을 움직이는 주요 인사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7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현경장(解弦更張)'. 거문고의 줄을 풀어 다시 고쳐맨다는 뜻으로 혁신의 의미가 담긴 고사성어다. 김성현,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현경장을 화두로 던졌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이후 2기 각자대표 체제를 시작한 만큼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김명섭 경영관리부문장 전무(사진)는 KB증권의 혁신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현대증권이 KB금융그룹으로 인수되고 KB투자증권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실무자로 주도적 역할을 했다. 투자자와 주주를 설득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불필요한 손실까지 막아내며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성공DNA가 화학적 시너지를 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김 전무의 역할은 KB증권 각자대표 2기 체제에서 한층 확대됐다. 김 사장과 박 사장이 각 조직과 소통하는 데 가교를 놓았고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앞장선다. KB증권의 성장전략을 구상하는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KB투자증권과 합병 일등공신…현대증권 출신 '전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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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현대증권 주식을 KB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하는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이었다. 대표이사실까지 찾아와 항의를 하는 주주들로 인해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직원들은 몸살을 앓았다. 노조의 반발도 거셌다. "개인주주들의 항의가 너무 거세다. 주총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을 수 있겠나"하는 회의적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김 전무의 어깨는 무거웠다. 주식교환 관련 실무를 총괄하는 만큼 기존 주주들과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김 전무는 현대증권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여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였다. 김 전무는 당시 현대증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을 직접 두 번, 세 번 찾아가 위임장을 받아냈고 외국인투자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주식교환의 필요성과 향후 방향성을 성실하게 설명했다. 동시에 주주상담을 진행해 주주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도록 지점 직원들을 독려했다.

김 전무는 현대증권이 KB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 자사주매각에서부터 지분 인수, 주식스왑, 현대증권 상장폐지, 통합작업까지 손수 진행하며 고비를 넘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후에는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매각을 진행했다. 현대증권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미국의 한 빌딩을 대주주변경을 이유로 헐값에 매각해 손실을 볼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김 전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직접 찾아가는 등 그 빌딩을 보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그 결과 현대증권은 200억~300억원의 손실을 보지 않은 채 이 자산을 KB증권에도 가져갈 수 있었다.

김 전무가 KB증권 각자대표 2기 체제에서 중용된 이유다. 김 전무는 현대증권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던 시절부터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하며 경영에 필요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신뢰를 받아왔다. 양사 합병 과정에서도 대표의 지근거리에서 일하며 실무능력을 끊임없이 입증해 왔다. 김 전무의 탁월한 실무감각에 현대증권 출신이라는 점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새로운 시각에서 볼 줄 아는 안목'. 김 전무는 빠른 승진을 거듭하며 인정받은 비결로 이를 꼽았다. 새로운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며 판을 바꿀 수 있는 안목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김 전무는 생각한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주주들의 설득, 미국 빌딩 매각 건까지 많은 이들이 방법이 없다며 손을 뗐다. 그러나 김 전무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판을 바꿔가며 답을 찾아냈다.

◇김성현·박정림체제 안착 주도…디지털화, 글로벌화 앞장

김성현 사장과 박정림 사장은 일주일에 한 번 부문장 및 총괄본부장들과 함께 차를 마신다. 배석자도 없고 서기도 없다. 허심탄회하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업무 관련 논의도 진행한다. 부서간 소통이 한결 원활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티타임은 김 전무의 작품이다. 김 전무의 집무실은 박 사장과 같은 층에 있다. 김 사장, 박 사장 가까이에서 KB증권 각자대표체제 2기의 안착에 필요한 각종 밑작업을 김 전무가 챙기고 있다.

김 전무는 김 사장, 박 사장이 최대과제로 꼽은 KB증권의 디지털화와 글로벌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월 만들어진 디지털혁신본부는 올해 경영관리부문 직속으로 편입됐다. 김 전무는 디지털혁신본부를 통해 KB증권 업무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글로벌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초점을 맞췄다. IT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고객 편의성은 물론 글로벌 거래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베트남자회사인 KB시큐리티 베트남과 시너지를 내는 데도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2017년 베트남 증권사 마리타임시큐리티를 인수해 지난해 1월 KB시큐리티 베트남으로 이름을 바꿨다. KB시큐리티 베트남은 3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한 종합증권사로서 현지의 우수한 금융상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현지 IB 딜을 수행하고 있다. KB증권은 KB시큐리티 베트남에 660억원 규모로 출자하며 글로벌사업의 허브로 키우고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해 KB시큐리티 베트남에 방문해 운영현황, 직원 규모 등을 점검한 뒤 현재 인사제도, 복리후생 등 제도가 KB증권에 융화할 수 있게 개선하고 있다. IT 관련 디지털시스템도 손봐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되는 중이다. 정부가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해외 계열사에 신용공여를 허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점도 KB증권 글로벌사업에 긍정적 요소다. 김 전무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에서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경력>
△2019 (現) 경영관리부문장
△2014 경영기획본부장 (상무보)
△2013 경영기획본부장(이사대우)
△2013 경영기획본부장 직무대리 겸 전략기획실장
△2009 기획실장
△1994 현대증권 입사

<기타경력>
△2018 예탁결제원 국제결제자문위원
△2016 케이뱅크준비법인 사내이사
△2014~17 현대저축은행 비상근 사내이사
△2013 별도예치신탁금운용위원회 위원(한국증권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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