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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사람들]CFO 맡은 공학도…스탠다드 만든 윤재수 부사장⑦콘텐츠·IP·기술 등 투자 총괄…업계 최고수준 IR 스탠다드 확립도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11 08:10:00

[편집자주]

1997년 인터넷의 태동과 함께 등장한 엔씨소프트는 1년 뒤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내놓으며 폭풍처럼 성장했다. 이후 리니지로 PC와 모바일을 재패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맏형으로서 약 13조원에 이르는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AI),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영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을 꿈꾸는 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엔씨소프트 내에서 합리적이고 차분한 인물로 통한다. 다만, CFO가 언론 등에 자주 노출되는 위치가 아니기에 윤 부사장의 성향에 대해 외부에 많이 알려진 바는 없다. 내부 살림을 도맡아 보는 재무 총괄자라는 직책이 내향적이고 분석적인 성향이 요구되는 자리이기에 그에 걸맞는 성격일 것이란 추측 정도가 나올 뿐이다.

매분기 진행되는 컨퍼런스콜이나 기자간담회에서 나오는 정돈된 발언과 차분한 말투 등에서 윤 부사장의 성격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차분하기만한 것은 아니고 결정적인 순간에선 과감하고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의외의 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부사장
윤재수 엔씨소프트 부사장
지난 2월 열린 2018년도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나온 윤 부사장의 발언은 업계 전체에서 화제가 됐다. '리니지M'의 그간 성과를 보고하고, 2019년 '리니지2M'을 포함한 사업 계획을 소개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서 진정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우리만 가능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동안 정돈되고 예측가능한 발언한 하던 윤 부사장이었기에 이같은 과감한 발언에 애널리스트들도 다소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 부사장은 엔씨소프트가 인터넷·게임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세련된 IR을 한다는 평을 듣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업계 스탠다드에 가장 잘 맞는 기업 설명 자료를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제공하며, 어떤 돌발 상황이나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안정성이나 예측 가능한 기업활동 항목에서 엔씨소프트를 동종 업계 최고로 꼽는다.

업계 상장사 중 업력이 오래된 축에 속하고 굴지의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규모를 갖춘 회사이기에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윤 부사장이 CFO를 맡은 후 전체적인 IR 제공 업무의 틀을 스탠다드에 맞게 갖춰나가기 시작했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윤 부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석사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취득했다. 한메소프트와 대우전자, 제너스테크놀로지를 거쳐 2004년 해외사업실장으로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서울대 전기공학 87학번인 윤 부사장은 전자공학 85학번인 김택진 대표와 공대 동문지간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 대표가 엔씨소프트 이전에 창업한 한메소프트에서부터 비롯됐다.

윤 부사장의 대학 이후 전공을 보면 공학 기반에 파이낸스 및 경영학을 추가한 형태다. 게임 개발사의 CFO에 최적화된 '스펙'인 셈이다. 실제로 그에 대해선 IT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CFO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컨퍼런스콜 등에서 접하게 되는 그의 발언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단순히 재무적 이슈에 국한된 설명이 아니라 게임 콘텐츠 자체에 대한 분석과 산업 전반에 대한 유기적인 이해가 어우러진 기업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윤 부사장의 엔씨소프트 커리어는 2008년 상무(해외사업실장)로 승진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2011년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자사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을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후 윤 부사장은 차곡차곡 승진 코스를 밟았다. 2013년 전략기획실장(전무)로 승진한 이듬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까지 맡게 됐다. 그로부터 2년 뒤엔 부사장으로 승진, 현재 엔씨소프트를 이끄는 5명의 부사장단 중 핵심멤버로 자리매김했다.

윤 부사장은 지난 2014년 CFO 선임 당시 "우수한 모바일게임 및 기술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것을 첫 번째 미션으로 삼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 핵심 역량 확보에 대한 김택진 대표 의지에 따라 관련 투자 권한을 위임받은 셈이다. 이때부터 윤 부사장은 모바일게임 개발사와 기술, 콘텐츠 및 IP(지식재산권)에 대한 투자를 본격 추진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의 투자 기조는 확 바뀌었다.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와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가 잇따라 이뤄졌다. 윤 부사장이 투자 업무를 총괄한 지난 5년간 엔씨소프트가 투자한 곳은 △레진코믹스(웹툰) △재담미디어(만화제작) △RS미디어(웹소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VFX) △문피아(웹소설) △메리크리스마스(영화 투자배급) 등이다. 총 투자금액은 약 485억원 규모다. 윤 부사장은 재무 총괄자로서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미래 먹거리를 탐색하는 역할도 겸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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