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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합작 20년 스타벅스와 '결별→유지'로 선회 자체 브랜드 검토로 지분 매각 힘 실리기도…신세계 고위임원, 지난달 美 시애틀 본사 방문

전효점 기자공개 2019-11-08 10:47: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미국 스타벅스와의 20년 계약기한 만료를 앞두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매각을 검토하던 이마트가 최근 양사 계약을 연장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신세계그룹은 전략실 차원에서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의 합작을 철회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 막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작년부터 만지작 거려온 스타벅스 지분 매각 카드를 접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1997년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와 미국 본사의 합작사로 설립됐다. 양사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장 수 1262개에, 매출 1조5224억원 규모까지 가파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내년은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의 20년 계약 기한이 만료되는 해다. 양사는 현재 상품 공급에 관한 계약과 브랜드 사용에 관한 계약 등 각종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최초 계약한 기한이 만료되는 내년이면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해 재협상을 해야 한다. 이처럼 양사의 계약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과 대규모 자금 조달 수요가 있는 이마트가 스타벅스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분 매각을 고려한 진짜 이유는 내부적으로 자체 카페 브랜드를 만드는 안을 검토하면서다.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면 기존 스타벅스 사업과 영역이 겹치게 된다. 하지만 검토 과정에서 여러 걸림돌이 있다고 판단해 계약 유지에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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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걸림돌은 이마트가 보유한 스타벅스 지분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였다. 신세계그룹은 내부적으로 스타벅스 지분 50% 가치가 최소 1조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를 시장에 내놓을 경우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설사 스타벅스 본사 양해를 구하고 지분을 넘기다고 해도 국내 사업 역량이 없는 미국 본사로부터 제값을 받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국 본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포기하면서 거금을 주고 지분을 사오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컸다. 본사가 직접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제조 협력사를 발굴하고 유통망을 개척하는 데 상당한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국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신세계와 이마트가 보유한 유통망에 크게 의존했다. 이마트 전국 점포를 비롯해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입점을 이어나갔다. 만약 미국 본사와 신세계그룹이 갈라선다면 이 점포들을 대부분 철수해야 한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국내 점포 1250곳에서 판매되는 카페베이커리류를 계열사 신세계푸드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었다. 미국 본사로서는 파트너십 포기는 제조 기반까지 새로 구축해야 하는 문제인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유통 대기업 중에서도 마땅한 원매자가 없다고 봤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자체 카페·베이커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스타벅스가 시장점유율 1위의 우량 기업이긴 하지만 카페 업황이 성숙기를 넘어 쇠퇴기로 접어들었다는 시장 인식도 지분 매각에 걸림돌이 됐다.

이러한 판단 끝에 지나달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스타벅스와의 계약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직접 미국 시애틀의 스타벅스 본사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스타벅스 계약을 유지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면서 "지분 매각안 보다는 올해부터 2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많이 하는 방향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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