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이랜드파크, 앓던 이 '와팝' 청산 박성경 전 부회장 '공연사업' 야심작…자본잠식 머문채 마무리

정미형 기자공개 2019-11-11 10:33:5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파크가 한류 문화 공연 사업을 펼쳐온 자회사 와팝을 청산했다. 지난 몇 년간 영위하는 사업 없이 이름만 남겨진 채 자본잠식을 이어왔지만 올해 3분기 청산을 마치며 이랜드파크의 공연사업은 막을 내리게 됐다.

8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파크의 100% 자회사 와팝은 지난 8월 청산 절차를 모두 완료했다. 지난 6월 해산을 결의한 후 약 두 달 만이다.

와팝(WAPOP)은 이랜드그룹에서 한류 공연 사업을 맡아오던 곳이다. 월드아시아(World & Asia)와 와우팝(WOW POP)의 합성어로 라마와 케이팝 등 여러 한류 인기 콘텐츠를 엮은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선보여 왔다.

와팝 타이틀
2013년 와팝 공연 오픈 당시 관련 포스터

2013년 이랜드그룹은 한류를 테마로 한 공연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와팝홀의 전신인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을 인수했다. 이후 공연장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투자를 하며 와팝홀을 한류 전문 공연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었다.

와팝은 당시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현 이랜드재단 이사장)의 야심작이기도 했다. 박성경 전 부회장은 와팝 인수부터 운영까지 직접 관여했다. 박 전 부회장은 공연사업 진출을 밝히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늘고 있지만 외국 관광객이 직접 한류를 느낄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공연사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와팝 공연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렸으며 매회 공연에 4~5개 K-POP 가수들이 출연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이랜드는 와팝 공연의 주 고객층이 될 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홍콩, 대만 등지에서 영업활동도 활발히 진행했다.

특히 중국에서 사업을 키워나가던 이랜드에 중국 고객은 주요 타깃층이기도 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소녀시대 태티서, 씨스타, 비스트, 엠블랙, AOA 등 한류 아이돌이 와팝 무대에 올랐다. 지금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도 와팝홀 무대를 거쳐 갔다.

와팝 주요재무지표

하지만 와팝은 수익 창출에 애를 먹었다. 2013년 인수 이후 초기 2년 안에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빌려 운영했지만, 인수 첫해부터 자본 잠식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이 겹치며 공연 사업 위축으로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상황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로 더욱 악화됐다. 2016년 사드 배치로 한류 공연이 직격탄을 맞으며 와팝에도 후폭풍이 밀려왔다. 결국 2017년 들어 와팝 공연은 잠정 중단됐다. 당시 와팝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관광공연상품으로 꼽히는 '난타'도 문을 닫았고 중국 관광객이 주 고객층인 서울 강남 공연장들도 개점 휴업상태에 들어갔다.

와팝은 공연이 중단된 이래로 법인 전체가 올스톱됐다. 남아있는 와팝홀을 대관해주는 일 외에는 기존 사업을 이어가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지난 몇 년간 이랜드그룹도 재무상태가 악화되며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올해 들어 이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이 일단락되며 와팝 법인도 정리에 들어갔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페이퍼로만 남아있던 법인들을 정리하며 와팝도 정리하게 됐다"며 "그룹 차원에서 기존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선택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