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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통합 빅뱅]최태원 보고서 "미키타니 라쿠텐 회장이 가장 큰 벽"일본 정계 영향력 바탕으로 어떻게든 힘쓸 것…'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도 반발 예상

서하나 기자공개 2019-12-06 08:15:4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과 야후간 빅딜은 한국과 일본 IT 기업간 결합이란 면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회장이 라인 야후 통합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남다른 분석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SK그룹은 라인 야후 합병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기회가 될 경우 라인 야후 통합 법인과 어떤식으로든 제휴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제휴가 힘들 경우 경쟁사인 라쿠텐과 제휴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최태원 회장의 지시로 라인 야후 통합에 대해 만들어진 SK 내부 보고서는 두 회사 통합에 가장 큰 벽으로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을 지목했다. 미키타니 회장은 일본에서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만약 라인과 야후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라쿠텐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두 회사의 통합으로 금융업 진출에 타격을 받는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라인과 야후 두 기업이 먼저 넘어야할 관문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다. 두 회사의 통합은 간편결제를 비롯해 통신, 포털 등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승인을 받아내는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강 구도의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두 회사가 맞붙는 상황을 고려해 특정 조건을 단 반쪽짜리 승인을 얻게 될 가능성도 있다.

라인과 야후가 통합하면 일본 내 1억명 넘는 가입자, 합산 매출 약 12조5000억원(1조1618억엔)을 보유한 '메가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기존 매출 1위의 라쿠텐을 넘어서는 것이자 일본 인터넷 기업 중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심기가 가장 불편한 사람은 단연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이라는 분석이다. 라쿠텐은 간편결제뿐 아니라 일본에서 5G 시대 개막을 앞두고 통신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지면서 사업분야가 모두 소프트뱅크와 겹친다.

문제는 미키타니 회장의 정계 영향력이다. 보고서는 "라쿠텐의 미키타니 회장은 일본 정계 라인에서 힘이 막강하다"며 "통합법인 심사를 어떤식으로든 방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키타니 회장은 올해 기존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로 3등분된 일본 통신시장으로의 진출을 예고했다. 기존 통신사들이 매년 4000억엔 이상을 설비에 투자했지만 라쿠텐은 신기술을 활용해 6년간 약 6000억엔을 투자해, 휴대폰 요금을 40% 이상 인하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미키타니 회장이 무기로 내세운 '비용절감'을 가장 반긴 것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부 대변인 겸 관방장관이다. 스가 장관은 라쿠텐에 공개적인 응원을 보내며, 2년 약정제의 폐지, 기존 통신3사와 해약을 용이하게 하는 정책수립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보고서는 참고로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오른팔이라는 사실을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2020년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5G 올림픽'을 열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비용절감을 앞세워 5G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라쿠텐이 이래저래 반가울 수밖에 없다. 라쿠텐 역시 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통신업에 화려하게 진출할 기회를 코앞에 두고 '라인-야후'의 통합법인이라는 불청객을 만난 셈이다.

현재 일본 통신시장 1위는 NTT도코모, 2위는 KDDI, 3위는 소프트뱅크다. 하지만 5G 시대가 열리면서 주도권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에서 설치예정인 5G 기지국 수를 살펴보면 KDDI가 47%로 가장 많고 라쿠텐이 26%로 그 뒤를 잇는다. 1위인 NTT는 14%로 3위로 밀려난다.

간편결제 사업에서는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 업계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세븐일레븐은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이제 막 간편결제 시장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며 "헤게모니가 '라인-야후'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두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봤다.

일본 최대 편의점 기업인 세븐일레븐은 올해 7월 독자적으로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인 '세븐페이(7Pay)'를 내놨지만 보안 안정성 문제 등이 불거지며 이를 두달만에 종료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 입장에서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장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잠시 주춤한 사이 강력한 경쟁자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현재 두 회사의 경영통합은 현재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뤄야 할 최대 규모의 심사건으로 부상했다. 일본 공정위는 '사적 독점 금지 및 공정거래 확보에 관한 법률'(일본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경우 위반 행위를 해소하라고 '배제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보고서는 "공정위의 승인이 관건인데, 이번 건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 동남아시아 등이 한데 섞여 있어 복잡하다"며 "게다가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중인 3곳의 회사 중 2곳이 뭉친다는 것은 라쿠텐더러 망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일본 1위 인터넷 기업 라쿠텐의 직접적 타격이 불보듯 뻔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보고서는 라인 야후 통합에 SK텔레콤을 통해 합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같은 합류가 안 될 경우 라쿠텐과 제휴도 검토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SK텔레콤의 일본 진출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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