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승부수]정호영 LGD 사장의 고심…신시장+구조조정"올해도 디스플레이 산업 수급 불균형과 치열한 경쟁 여전"…대형·중소형 OLED 동반 성장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0-01-02 16:44:2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회사의 주력 사업인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중국업체와 벌인 저가 경쟁 탓에 8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도 LCD는 어렵다.LCD 최대 기업인 LG디스플레이는 LCD 산업 구조조정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시장 활성화의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중소형 P-OLED 사업에서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것도 과제다.
2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9월 부임 이후 우리회사의 경영상황에 대해 깊은 성찰과 검토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대형 OLED의 대세화', 'P-OLED 사업의 턴어라운드', 'LCD 부문의 구조혁신 가속화' 등 세 가지의 핵심과제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발 LCD 공급 과잉으로 인해 연간 1조6000억~1조7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7조539억원, 영업적자 9375억원을 기록 중이다.
정 사장은 올해도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유사한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사장은 "지난 해를 돌이켜 보면 우리 회사 20여년 역사에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간이다"며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의 주요 원인이었던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의 심각한 수급 불균형과 치열한 경쟁구도는 올해도 특별한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지난 9월 부임하게 된 배경에도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가 있었다. 한상범 부회장이 LCD에서 OLED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영업 적자에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정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사장 부임 후 그가 올해 세 가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언급한 'LCD 부문의 구조혁신 가속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LCD 구조조정에 앞장 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부터 LCD 기능직 희망퇴직을 비롯 사무직 희망퇴직을 진행해 인력 감축 작업을 실시했다. 이 무렵 담당급 이상 임원 25%를 줄이는 조직개편도 단행해 슬림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직개편에서 LCD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해당 자원을 대형 OLED와 P-OLED로 전환배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중 국내 P7(7세대)·P8(8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OLED에서 성과를 내야할 때다. LG디스플레이는 다소 지연된 광저우 대형 OLED 생산법인의 정상 가동을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해 350만대 수준이었던 대형 OLED 공급량이 올해 6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W(화이트)OLED에서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공급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매출 증가를 꾀한다.
P-OLED에서도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식하던 애플 아이폰에 지난해부터 납품을 시작했으나 전체 아이폰 중소형 OLED 공급에서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한 자리 수 퍼센트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공급량 확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애플 아이폰 공급 지연 요인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수율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다만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놓고 증권업계에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형 OLED TV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은 우수하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중소형 OLED에서 주요 고객사의 P-OLED 주문이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정 사장은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자"며 "내년 이 자리는 오늘보다 훨씬 좋아진 모습으로 글로벌 넘버 1 디스플레이 기업을 향해 다시 힘차게 전진하는 다짐의 시간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OLED 대세화 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 새해부터 해외 바이어에게 OLED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0'에서 특별 전시관을 마련 항공기, 가정, 호텔, 사무실, 상업시설 등에서 OLED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기술 확장성을 보이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CES에서 롤러블, 투명 OLED 등 특정 혁신 제품을 홍보하는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환경에서 OLED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흔히 OLED라고 하면 대형 TV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 CES 전시는 실제 공간을 예시로 들어 보여주면서 OLED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보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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