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방산업 리포트]화약·방산에 기계까지 책임진 ㈜한화 옥경석3개 사업부문 맡아, '소소한 파격'…효율성 제고, 시너지 기대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21 09:17:07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7일 11: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9월 한화그룹 임원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기계부문 대표이사 겸직이다. 옥 사장은 2018년 화약과 방산부문이 통합되며 두 부문의 대표이사를 맡은 데 이어, 1년 만에 기계부문까지 맡았다. ㈜한화에서 한 인물이 세 개 부문 사업을 담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소소한 파격'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옥 사장이 기계부문 대표를 맡은 것은 의미가 깊다. ㈜한화의 사업부문은 현재 화약·방산, 기계, 무역 등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무역을 제외한 화약·방산과 기계 부문이 모두 옥 사장 담당이다.

다만 화약과 방산 부문이 한 데로 합쳐져 통합 운영되는 것과 달리 기계부문은 기존처럼 별도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적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단순 빈자리 채우기라는 분석도 있다.

㈜한화의 사업보고서들을 종합해 보면 과거부터 사업부문 통합 및 분할과 대표이사 겸직 등 잦은 변화가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년 전인 2010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당시 화약과 무역부문에만 따로 대표이사를 두고 있었고, 방산과 기계사업은 전무급 임원이 담당했다. 2010년 당시에는 남영선 사장이 화약부문 및 재무실 대표이사를 맡았고, 류수희 전무가 방산사업담당, 이성택 전무가 기계항공사업담당을 역임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4년부터다. ㈜한화는 그동안 통합해 운영하던 화약부문과 방산부문을 따로 떼어내 분리 경영을 시작했다. 동시에 방산부문 대표이사 자리가 하나 새로 생겨났다. 방산부문 대표이사는 당시 심경섭 화약부문 대표가 겸직하며, 사업부문은 분리됐지만 한 명의 대표이사가 총괄하는 시스템이 구성됐다. 또 같은 해 기계부문 또한 대표이사 자리가 만들어져 김연철 당시 전무가 그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삼성전자 출신의 옥경석 사장이 영입되며 사업부문 통합이란 또 한 번의 변화가 발생했다. 화약과 방산 부문을 분리해 경영한 지 약 4년 만에 다시 통합으로 복귀했다. 분리 당시 각 부문의 전문성 제고와 규모 확대를 이유로 들었던 ㈜한화는 두 사업부문의 시너지를 위해 다시 합쳤다는 설명을 내놨다.



여기에 지난해 말 옥 사장이 기계부문 대표까지 맡으며 한명이 모두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지금껏 한 인물이 화약, 방산, 기계 등 ㈜한화의 제조 사업 부문을 모두 담당한 사례는 없었다.

㈜한화 관계자는 옥 사장의 기계부문 대표이사 겸직 배경에 대해 "제조업에서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성과와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옥 사장은 삼성전자 시절부터 원가 관리와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고, 한화그룹으로 이동한 뒤에도 비용관리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화의 잦은 사업부문 분리통합과 대표이사 겸직 변경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특히 옥 사장의 기계부문 대표이사 겸직에 대해서는 대표이사를 맡을 만한 적당한 인물이 없어 임시로 맡았다는 분석이다.

㈜한화의 기계부문 대표이사는 김연철 현 한화시스템 사장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이나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한화시스템 대표에 선임되며 겸직하던 ㈜한화의 기계부문, 한화정밀기계, 한화테크윈 등 3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동시에 내려왔다. 무엇보다 기계부문은 화약·방산처럼 통합 운영이 아니라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옥 사장의 역할 확대가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효율성 제고와 시너지를 통해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며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작은 변화에 불과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마다 시스템과 체계가 달라 내부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는 없다"면서도 "겸직이 많다는 것은 어쨌든 변화가 많다는 뜻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추가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