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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쇼핑 분사설에 쿠팡 빠지지 않는 이유는 '손정의-이해진-박현주' 연합 주시…협업 통한 '이커머스 공룡'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0-01-28 07:25:2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정의와 이해진 그리고 박현주가 뭉쳤다"

글로벌 기술벤처투자 큰손, ICT성공신화를 이룬 거물, 그리고 국내 최대 투자회사가 '네이버'를 중심으로 모였다. 각각의 협업은 개별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유기적으로 연결 돼 있다. '쇼핑과 플랫폼, 금융'은 급성장 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무기나 다름없다.

네이버가 사업부문인 네이버쇼핑을 키우려고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가운데 끊임없이 자회사 분사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거물급 인사들의 만남과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커머스 공룡'의 탄생을 기대하는 시각으로 이어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쿠팡'이 네이버쇼핑 분사설에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에 쇼핑 카테고리를 넣고 판매상품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일종의 오픈마켓 개념이다. '네이버쇼핑'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내 하나의 사업부문이다.

네이버 IR실적자료에는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광고클릭으로 수수료를 취하는 CPC(Cost Per Click), 상품구매를 유도하는 CPS(Cost Per Sale) 등이 포함된다. 네이버 쇼핑 사업을 포함해 연간 약 2조5000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업이다.


네이버쇼핑은 광고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사업인 만큼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현재는 단순히 외부 상품을 광고해주고 판매를 유도하는 플랫폼 역할에 그치지만 점차 사업영역을 넓혀 상품을 직매입 하고 판매하는 유통업 진출까지도 점쳐진다.

온전한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영역들과 적극적으로 사업제휴를 맺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증폭됐다. 지난해 네이버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야후와 손잡으면서 아시아 시장 장악에 대한 야심을 보여줬다. 야후는 일본 내에서 많이 이용하는 포탈 사이트로, '야후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과 야후 재팬은 '경영통합'을 성사하면서 사용자 1억명 이상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터넷 기업이 됐다.

당시 네이버 측은 야후와의 경영통합에 대해 "핀테크 영역에서 긴밀한 연대를 구축해 캐시리스(cashless) 시대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차원"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는 미래에셋금융그룹과 손잡고 페이(Pay, 결제) 및 금융사업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자회사로 독립시키도 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8000억원을 수혈한 것은 물론 직원을 대거 파견하면서 관련 기술 및 서비스 방안 등을 전수했다.

'플랫폼과 금융', 결국 페이(Pay, 결제)를 접목한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의미하는 큰 그림으로 관측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손정의-이해진-박현주'의 만남만으로도 시장을 압도하는 파급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아시아 '톱티어(Top-tier)'가 되기 위한 진용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실제로 지난해 손정의 회장이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난 가운데 박현주 회장은 물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개별적인 식사자리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이해관계자들간 사업 공감대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SK그룹의 경우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5G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연이라고 치기엔 이들의 만남이 합리적이고도 계획적인 것으로 비춰졌다.

이는 네이버쇼핑 분사설로 이어졌다. 네이버가 만일 직매입 등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꾀한다면 네이버의 한 사업영역으로 있기 보다는 독립 자회사로 분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부 투자유치는 물론 사업 제휴 역시 용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을 독립시킨 것과 같은 논리로 시장은 이해했다.

이의 연장선으로 쿠팡과 연결짓기도 한다. 항간에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을 이기기 위해 승부수를 걸 것이란 관측을 내놓지만, 오히려 네이버와 쿠팡이 손을 잡는 그림이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도 그럴 것이 쿠팡의 최대주주는 이미 네이버와 공동사업을 펼치는 손정의 회장이다. 쿠팡의 3조원 누적적자로 인한 상당한 고민에 휩싸였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매각이나 외부투자 유치 혹은 IPO 등이 힘을 받고 있다. 손정의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라인-야후의 경영통합을 선언했듯,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인수합병(M&A)이 아니더라도 다른 방식의 협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두 회사가 만일 어떤 방식으로든 제휴를 맺게 되면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장악력을 갖게 된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쇼핑의 결제액은 약 21조원, 쿠팡은 1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간 120조원에 달하는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30%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에 없는 것을 쿠팡이 갖고 있고 쿠팡이 없는 것을 네이버가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는 보완재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물류센터나 직매입 역량이 없지만 쿠팡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쿠팡은 투자금과 구매유도 플랫폼 등이 필요한데, 이는 네이버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쿠팡이 최근 신임 대표이사(CEO)로 박대준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양사간의 교감에 더욱 시선이 쏠렸다. 박대준 부사장은 LG그룹과 네이버 등을 거쳐 쿠팡으로 이동해 대관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네이버에서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가 쿠팡 경영에 반영되는 셈이다.

국내 최대의 이커머스 사업자인 네이버와 쿠팡, 두 회사가 경쟁자로 남을 것이나 협업을 할 것이냐를 놓고 주판을 튕길 때 협업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유도 마땅하고 준비도 됐다. 심지어 주요 키맨들끼리의 공감대도 있다. 시장이 그들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선을 긋고 있다. 공식적으로 네이버쇼핑을 자회사로 독립시키거나 직매입을 통한 유통사업 진출을 고려한 적 없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쇼핑사업 분사나 직매입 진출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시장은 상당히 그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며 "해당 시장의 거물들이 이미 어떤 형태로든 손을 잡고 있고 이들이 지난해 만남을 가졌다는 얘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커머스 공룡의 탄생을 기대하는 시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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