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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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태영건설, 왜 지금일까 재단 의결권 제한 예고, 법 시행 1년 앞두고 지배력 강화 포석

이명관 기자공개 2020-01-28 08:20:4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1: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이 기업 분할을 공식화하며 지주회사 전환에 나섰다. 상반기 중 분할을 마무리하고 지주사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한 윤세영 명예회장의 뜻을 따르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론 윤석민 회장의 지배력 강화가 핵심이라는 해석이다. 내년부터 재단이 보유한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연초부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1년부터 재단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을 예고한 상태다. 재단을 통해 지배력을 높이는 방식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태영건설도 계열 재단인 서암장학학술재단이 태영건설 지분 7.5%를 보유 중이다. 이 법이 적용되면 윤 회장의 지배력은 30%대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소유·경영' 분리 따르는 차원

태영건설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투자회사인 ㈜티와이홀딩스를 신설하고 지주사 역할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분할 후 존속회사인 ㈜태영건설은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분할 비율은 약 51대 49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그룹 2세 경영과 맞닿아 있다. 태영그룹은 윤석민 회장이 작년 3월 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2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 이와 맞물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의 뜻을 따르는 차원에서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룹 계열인 SBS는 이미 윤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윤 명예회장은 태영건설과 SBS미디어그룹을 키워온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973년 태영건설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 서울방송 사업권을 따내면서 사세를 키워나갔다. 미디어 사업에 진출한 이후 윤 명예회장은 주로 SBS 경영에 집중했다. 처남인 고 변탁 전 부회장과 아들인 윤석민 회장에게 태영건설 경영을 맡겼다.

이후 윤 명예회장이 처음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언급한 것은 2005년이다. 2005년 SBS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소유과 경영의 분리를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2008년엔 SBS를 지주사 체제로 변모시켰다. 다만 당시엔 실질적으로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었다.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며 SBS 경영에 관여했다. 이후 2011년 미디어 생태계 변화를 이유로 SBS 회장과 이사회 의장에서 모두 물러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그러다 2016년 3월 윤 명예회장은 SBS미디어홀딩스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5년 만에 경영에 공식 복귀했다. 미디어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구원투수 격으로 전격 복귀했다. 이후 1년여 간 SBS를 이끌다 2017년 9월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태영건설은 경영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사업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의사결정 및 책임경영 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경영 전문성과 투명성이 증대되고 각 사업부분별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의결권 제한 앞둔 시기, 지배력 강화 포석

다른 하나는 약화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은 윤석민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차원으로 보인다"며 "윤세영 회장의 뜻을 따르는 것도 일면 맞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배력 강화에 대한 고민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윤석민 회장→태영건설→SBS미디어홀딩스→SBS' 구조로 이뤄져 있다. 윤 회장을 포함한 태영건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8.4%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윤 회장 개인 지분율은 27.1%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지분율 요건인 33%(주식 발행총수의 3분의 1)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2012년부터 재단 의결권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법이 적용되면 윤 회장의 지배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계열 서암장학학술재단이 태영건설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몫을 제외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0.9%로 떨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 카드를 발 빠르게 꺼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재단 지분율을 활용한 지배력 확보 전략은 이제 활용할 수 없게 됐다"며 "서암장학학술재단이 보유한 의결권이 머지않아 제한을 받게 될텐데, 윤석민 회장 입장에서 약화된 지배력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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