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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은행업 근본부터 바꿔야 생존한다" [thebell interview]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R&D센터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0-01-30 15:54:5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토스나 카카오뱅크가 하는 정도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 네이버나 구글처럼 기술회사가 돼야 한다. ‘핀테크’가 아니라, ‘테크핀’이란 인식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R&D센터장(사진)은 28일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 기반 금융 혁신이 미래 은행업의 판도를 바꿀 주요 변수라고 주장했다. AI와 블록체인이 결합된 플랫폼 개발이 은행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키워드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 현대차동차와 SKT 등이 기술기업으로 변모를 시도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장 본부장은 “지난해 미국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기술회사’라고 선언했다”며 “은행도 IT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영위한다는 생각을 해야 미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펌웨어부터 시작해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SW 등 은행에서 활용할 수 있는 IT 기술들은 무궁무진 하다”며 “IT 기술은 은행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은행업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지능형 콜센터’ 등도 이런한 ‘테크핀’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AI를 활용해 콜센터 업무를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형태다. 은행의 콜센터 업무를 효율화 하는 효과도 있지만, 글로벌 IT 기업 등 다른 사업자들과 연계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장 본부장은 “은행은 콜센터를 오랫동안 운영하고, 상품 및 상담의 질과 양도 방대하다.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해 콜센터 업무를 AI가 대체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여러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며 “지능형 콜센터 만들려면,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상담을 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로 학습시켜야 한다. 은행에서 그동안 해왔던 실제 상담 사례 등을 적용하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은행과 기업, 고객들의 거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 플랫폼은 이미 몇몇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B2B’ 고객은 물론 ‘B2C’ 고객들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토스나 카카오뱅크 등이 ‘손 쉬운 송금’을 앞세워 초기 2030 세대를 공략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장 본부장은 “거래에는 상대방이 있다. 당사자들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거래 속도 및 투명성이 높아진다”며 “신한은행은 소진공과 정책자금 플랫폼을 만들었다. 소진공과 소비자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지원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자금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신규 가입자로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은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이 내놓은 신한은행과 암웨이가 협업해 출시한 ‘암웨이 월렛’ 등이 대표적이다. 암웨이 가입자들은 신한은행이 제공한 계좌 기반 결제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수료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은 12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암웨이 가입자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신한은행은 AI와 블록체인 등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했던 일들을 플랫폼화 해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특정 업무에서 사람을 제외하는 것이 아닌, 각자 더 고도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장 본부장은 “과거에는 업무 시간의 뒤가 있었다. 일이 있으면 밤을 새서라도 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일을 효율적으로 할수 있도록 불필요하거나, AI 및 블록체인을 활용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업무들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신한은행은 거래명세서 등을 처리하는 작업을 일부 플랫폼화 해 간편하게 개선했다. 예를 들어 파생상품 거래를 한다고 하면, 기존에는 거래가 완료되면 양쪽에서 거래명세서를 팩스로 보내 각자 시스템이 수기로 입력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래와 동시에 각자 시스템에 자동으로 거래명세서가 기록되는 식으로 업무가 개선됐다.

장 본부장은 2017년 신한은행 디지털 전략 담당으로 합류했다. 그는 삼성전자 SW센터, 한국IBM, SK C&C 등에서 모바일 플랫폼 설계와 AI개발 등을 총괄했다.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플랫폼과 대외 신사업 플랫폼 개발 등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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