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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공들이는 OTT…어떻게 육성할까 JTBC 합작사 설립 지연… 넷플릭스 협력 등 변수

이충희 기자공개 2020-01-31 13:19: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ENM이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 OTT(Over The Top) 육성 방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과 비교해 국내용 OTT가 갖는 시장 확장성의 한계가 명확해 보이기 때문이다. 들이는 노력 대비 거둬들일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도 사업 추진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이 JTBC와 함께 추진하는 OTT 합작 법인 설립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CJ ENM과 JTBC는 지난해 9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0년 초 합작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CJ ENM이 자체 OTT 채널인 티빙(Tiving) 사업부를 분할하고 여기에 JTBC가 추가 출자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이런 방식의 합작사 설립에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범 시기는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CJ ENM 관계자는 "현재 JTBC와 합작사 설립을 지속 협의중"이라며 "올해안으로 법인을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콘텐츠 공룡의 존재가 OTT 사업에 적극 나서지 못하게 하는 배경이라고 진단한다. 넷플릭스는 한해 수십억 달러를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신규 콘텐츠 구매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국내 방송업계가 모두 힘을 합쳐 OTT 채널을 연다고 해도 넷플릭스 한곳에 필적할 만한 플랫폼이 되기 힘들다.

여기에 디즈니, 애플, 아마존 등 거대 IT 기업들도 OTT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들 역시 엄청난 비용을 콘텐츠를 사는데 쓰면서 조만간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는 국내에서도 신규 OTT 사업자들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연합해 출범시킨 '웨이브', KT가 만든 '시즌' 등이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들은 사업 초기 유의미한 가입자 수를 확보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냈다. 다만 기존 통신사나 IPTV 등을 통해 유입된 사용자들이 많아 이들이 장기 유료 가입자로 남을지는 미지수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든 회사들의 콘텐츠를 한개 OTT에 모아도 넷플릭스에 대적하기 쉽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해외 OTT 대비 장기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OTT들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은 CJ ENM이 상대적으로 콘텐츠 생산에 더 집중하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회당 30억원 이상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총 제작비의 약 절반 가격에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사갔다. 지난해 말에는 보유중이던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약 4.9%를 넷플릭스에 매각하는 등 양사가 긴밀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처럼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등을 활용해 최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드라마 법인을 설립해 현지에서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OTT 등에 공급하는 사업 방식을 지난해부터 구상해 왔다. 예능 콘텐츠를 위한 유튜브 채널을 최근 다수 연것도 해외 시장 공략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CJ ENM 입장에서는 채널 사업자보다 콘텐츠 제작자가 되는 게 장기적으로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국내용 OTT인 티빙을 얼마나 더 육성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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