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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헬스케어 투자전략]"오픈이노베이션 가치, 바이오 1순위 투자요건"최민도 하나금융투자 PB "정보 비대칭성 팽배...장외 오버밸류 경계해야"

민경문 기자공개 2020-02-10 08:19:47

[편집자주]

바이오 투자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개발중인 신약만 해도 워낙 다양하고 임상 진척도 등에 따라 투자 전략은 달라진다. 적정 밸류에이션을 찾기도 쉽지 않다. 비상장 기업은 IPO가 보장된 것도 아닌데다 상장한다고 해도 시장 환경에 따라 급변한다. 정형화된 기법으로는 100전 100패로 이어지는 이유다. 더벨은 국내 증권사, 벤처캐피탈, 운용사 등에서 활동중인 바이오 투자 담당자를 만나 그들의 전략과 2020년 시장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커리어 시작 후 10년 간은 증권사 프랍(Prop) 딜러로 고유계정을 운용했다. 이후 10년은 은행 프라이빗뱅커(PB)로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지금은 증권사 리테일에서 ‘바이오’를 중심으로 투자상품을 직접 기획, 설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최민도 하나금융투자 상무(사진) 얘기다. 작년까지 롯데월드타워WM센터에서 일했던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부터는 압구정 금융센터도 총괄하고 있다.

최 상무는 2015년 여름 신라젠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 펀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바이오’에 입문했다. 뜨거웠던 국내 바이오·제약주 투자 열풍이 사그라진 시점이었다. 경영학도인 그는 의학이나 약학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협회, 교수, 의사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본인만의 투자 기준을 정립해 나갔다. 기술성평가 제도만 믿고 투자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기도 했다.

2018년 12월 상장된 에이비엘바이오는 그의 베스트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롯데월드WM센터는 그해 6월 에이비엘바이오 시리즈C 펀딩에 참여하며 155억원을 투입했다. 주당 매입가는 1만3000원 정도였다. 최 상무는 “설립 초기부터 모니터링을 해왔던 기업인데 이중항체라는 글로벌 트렌드를 일찍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 헤지펀드들과 함께 쿼터를 배정받아 신탁구조로 투자가 이뤄졌다.

그가 바라보는 바이오기업의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 최 상무는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워낙 광범위한 개념”이라며 “경쟁사와 비교해 노블(novel)한 물질이나 특허를 얼마나 보유했는지 뿐만 아니라 관련 논문이 어느 정도 나와 있는지 등도 변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종 결과로만 판단하지 않고 해당 바이오업체가 시계열적으로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왔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정도의 책임감을 갖지 않고 진행된 일부 리테일 투자는 바이오 모험자본으로서의 역할은 다하겠지만 금융권 투자로서 적합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상무는 오버밸류에이션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그는 “바이오 섹터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폐쇄적인 시장이고 핵심 기관투자자들이 주요 딜을 독점하게 된다”며 “결국 이에 편승하지 못한 다른 투자 참여자들이 후속 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버밸류에이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의 상업화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이미 상업화에 성공했거나 가시화된 업체만을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는 것도 가격을 부풀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상무는 “신약개발이 상업화로 이어질 때는 승자독식의 경우가 많아 과점적 밸류를 인정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작년 임상 3상업체들이 모두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도 반면교사가 됐다고 말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개발 임상전주기 및 상업화를 경험해본 사례가 아직 부족한데 지나치게 낙관적인 결과만을 기대했다는 지적이다. 최 상무는 “랩(Lab) 데이터나 전임상 데이터는 임상결과를 직접적으로 예측할 수 없고 임상모델의 하나하나에도 상당히 깊은 노하우의 축적이 필요하다며 “특히 임상CRO에 맡겨놓고 결과만 기다리다가 목표 데이타 도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는 버츄얼 바이오텍 모델이 국내 바이오 산업환경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단순 파이프라인 전략보다는 항암·면역질환·대사질환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기술·혁신신약·개량 및 복합신약 등으로 폭넓은 R&D 가 이루어진다면 한단계 성숙해진 역량과 결과물이 도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놓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물었다. 최 상무는 "감염바이러스 질환에 편승한 일회성 재료들이 증시에 이슈화되고 있는데 이는 뒤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는 기업들의 사기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부분"이라며 "기존의 케미컬요법으로 예방, 멸균, 소독하기엔 한계가 있는데 생화학적 요법 연구 등의 확충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민도 하나금융투자 압구정금융센터 상무 주요 경력

△98년~02년: 유진투자증권
△02년~04년: 메리츠증권 파생상품운용팀
△04년~05년: 하나IB증권 주식선물팀
△05년~07년: 유진투자증권 상품운용팀
△07년~12년: 하나은행 WM 본부 Wealth Manager 팀장
△12년~15년: 한국씨티은행 CPC 강남센터 PB
△15년~ :하나금융투자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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