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논현동 부지 연이어 매입, 고급 주거시설 탈바꿈?유림아이앤디·한양건설, 부지 선점…두산건설 본사, 마스턴운용·NH증권 관심
신민규 기자공개 2020-02-11 10:41:42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세관사거리에서 도산공원 사거리에 이르는 언주로 일대 부지가 중견 디벨로퍼들의 품에 들어갔다. 옛 논현삼계탕 부지를 비롯해 최근 아모레퍼시픽 성암빌딩이 새주인을 찾았다. 연말께 두산건설 본사 건물까지 매물로 나오면 거리 일대가 새로운 모습을 갖출 전망이다. 시장에선 세 부지 모두 고급 주거시설을 포함해 개발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언주로 일대 부지 매각은 지난해 옛 논현삼계탕 자리가 팔리면서 불을 지폈다. 코스닥 중소건설사인 상지카일룸은 논현동 카일룸 신축공사 A필지와 카일룸 사업부지 B필지를 유림아이앤디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각각 460억원으로 총 920억원에 달했다. 3.3㎡당 거래가격은 1억1000만원을 상회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매물로 내놓은 성암빌딩도 새주인을 찾았다. 중견 건설사에서 디벨로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는 한양건설이 낙점됐다. 한양건설은 입찰가격으로 1600억원을 적어냈다. 대지면적이 3252.8㎡인 점을 감안하면 3.3㎡당 1억6000만원을 상회한 셈이다. 한양건설 자체 개발사업으로는 역대 최대규모다. 이우식 한양건설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금융투자업계 지인을 통해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매각이 진행된 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두산건설 본사가 위치해 있다. 두산건설은 두산분당센터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있어 논현동 사옥을 처분해야 한다. 올해부터 두산건설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옥을 재매입한 뒤 매각 수순을 밟는 과정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세 부지에 대한 개발방식에 고급 주거공간을 넣는 방안이 공통적으로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건설 본사는 오피스 빌딩이지만 단순히 임차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는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마스턴투자운용과 NH투자증권은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주거시설을 넣는 방안으로 매수를 검토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의 경우 NH투자증권 여의도 사옥을 이같은 방식으로 제안해 딜을 따낸 경험이 있다.
유림아이앤디와 한양건설도 부지에 주거시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유시영 유림아이앤디 회장은 서울 첫 진출사업으로 논현동 학동역 인근에서 스몰 펜트하우스 격인 '펜트힐 논현'을 최근 분양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가운데 오피스텔이 분양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옛 논현삼계탕 부지 역시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개발방식이 예상된다.
한양건설이 사들인 성암빌딩 역시 개발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건물이 들어서 있는 부지가 일반상업지역과 3종일반주거지역이 걸쳐있는 노선상업지라는 점도 매력을 높였다. 기존 용적률(250% 안팎)보다 완화된 용적률을 적용받아 신축 건물을 올리면 개발차익을 볼 수 있다. 건물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거치긴 했지만 1985년 준공된 건물로 노후화가 진행됐다.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통한 이익회수가 더 유리한 셈이다. 컨소시엄 내에 모다아울렛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주거공간 외에 다른 시설의 입점도 고려할 가능성은 있다.
시장 관계자는 "거래과정에서 다소 높은 매각가를 두고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향후 주거시설을 통한 개발차익을 감안했을 수 있다"며 "부동산 규제가 심한 상황에서 1~2인용 고급 주거공간이 각광을 받을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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