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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여행업]모두투어, 탄탄한 재무구조로 위기 넘길까③신성장동력 자회사는 혹한기…믿을 건 '현금뿐'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21 08:10:46

[편집자주]

경기 침체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서 활로를 모색해온 여행업계가 일본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녹다운 일보 직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여행사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여행업체별로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유인태 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 사장은 “2020년을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수 있는 도약의 한 해로 만들자”며 2020년 경영계획을 밝혔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현재, 모두투어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비상 경영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간 비용 절감으로 업황 악화에 대응해 온 모두투어는 비축해둔 기초 체력을 무기 삼아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모두투어는 2018년부터 실적 부진을 겪었다. 당시 인기 여행지인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지진과 태풍, 화산 폭발 같은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하며 여행 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위축된 여행 심리가 해빙 무드에 진입하면서 실적 반등이 기대됐지만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또다시 반등의 기회는 지연됐다.

모두투어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7년 3721억원을 정점으로 2018년 3650억원, 2019년 29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17년 339억원 이후 2018년 166억원, 2019년 55억원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일본에 우는 ‘모두투어재팬’, 중국에 우는 ‘자유투어’

업계에서는 그동안 모두투어가 철저한 비용 통제를 통해 실적을 방어해왔다고 평가한다. 실적 반등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인건비와 기타비용 절감을 통해 실적 하락을 막아온 것이다. 지난해 분기별 보고서를 살펴보면 모두투어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모두 전년동기대비 6~11%가량 축소해왔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실적 직격탄이 예상되며 더욱더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졸라맬대로 졸라맨 상태여서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모두투어는 직원들을 상대로 시간선택제, 무급 형태의 리프레시 휴직을 신청 받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자회사 리스크다. 직판 여행 자회사 자유투어는 중국 노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을 통해 자유투어의 중국 노선 운항 횟수가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줄어든 일본 여행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자유투어는 유동부채도 220억원대에 이르는 가운데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만 29억원에 이른다.

해외 자회사 모두투어 재팬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 때부터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만 하더라도 일본 여행 수요가 증가 추세에 매출 성장이 기대됐지만, 일본 지진 및 경제보복 등에 일본 노선 부진이 심화되며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호텔운영 법인인 모두스테이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모두투어인터내셔널, 외국 크루즈 여행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크루즈인터내셔널 등도 실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자유투어 등 자회사들이 모두투어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았으나 지금은 오히려 실적 발목을 잡는 주범이 되고 있다”며 “잇단 악재에 자회사들의 성장세도 함께 멈춰선 상태”라고 말했다.

◇풍부한 현금…차입금 상환 계획 “이상無”

자회사 부진이 뼈아프지만 모두투어는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터져 나온 위기 상황도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두투어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91억원.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1228억원에 비해 적지만, 매출 규모 면에서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걸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차입금도 전무한 상태다. 모두투어는 오랜 기간 순차입금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사실상 무차입경영으로 재무 건전성을 탄탄하게 가꾸어왔다. 2015년 자유투어를 인수하면 현금성 자산이 큰 폭으로 줄긴 했지만, 다시 본업으로 현금을 벌어들이며 차곡차곡 곳간을 채워 나갔다.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 스타일 덕분이다.


당장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도 24억원(단기차입금 4억원, 유동성장기부채 20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적은 수준인 데다 긴 호흡으로 세워둔 장기차입금 상환 계획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올해 계획된 3분기 장기차입금 상환 규모는 20억원이고 2021년 3분기에는 추가로 10억원 상환이 계획돼 있다. 2022년에는 479억원이라는 대규모 상환 계획이 잡혀 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1210억원이 넘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유보율도 1583.5%에 이른다. 유보율은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총 자금을 나타내는 지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차입금 상황 계획 변경은 없다”며 “당장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액은 20억원 규모인데 현재 현금유동성만 14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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