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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체질개선 약속 지킨 CJ제일제당의 비결 질적·수익성·현금흐름 중심 전략 선포…현금확보·비용감축 안간힘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21 08:11:0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1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격적 영토확장에서 질적성장·수익성·현금흐름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한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이같은 목표를 단 한분기 만에 이뤄냈다. 매출원가를 줄여 매출총이익률을 높였고 판매관리비 축소, 유형자산 처분 등을 통해 군살빼기에도 주력했다. 대외여건 개선으로 외환손실이 수익으로 돌아선 것 또한 순이익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10조원에 달했던 차입금이 6조원대로 축소된 것 또한 괄목할 성과다.

◇경영패러다임 전환 선포, 원가감축·구조조정 추진

CJ제일제당이 최근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2조3525억원, 영업이익은 8969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9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도와 비교해 19.7%, 7.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9.4% 줄었다.

언뜻 보면 CJ제일제당의 실적이 그리 놀라울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달성한 성과와 비교하면 한분기만에 확실한 체질개선을 이뤘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3분기까지 기록한 매출액은16조3912억원, 영업이익은 6271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9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5조9613억원, 영업이익 2698억원, 당기순이익은 935억원이다. 4분기에 매출의 27%, 영업이익의 30%를 벌어들인 셈이다. 당기순이익의 경우엔 기여도가 49%에 달한다.

계절적 요인에 의한 성과냐 한다면, 그렇지 않다. 보통 식품회사들은 명절 특수가 끼어 있는 1분기나 3분기에 성과가 더 좋은 편이다. 애널리스트 추정치도 상대적으로 2분기와 4분기 실적이 더 작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CJ제일제당의 4분기 실적 개선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이는 대부분 비용 감축과 구조조정 효과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3분기 IR 컨퍼런스콜에서 재무기획실 임원들이 밝힌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일환이다. 질적성장·수익성·현금흐름 중심의 경영전략을 통해 강도높게 체질개선을 꾀하겠다는 목표였다.

전 사업부문의 비용을 효율화 시키는 것은 물론 유휴자산의 유동화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 재무기획실을 중심으로 모든 투자가 전면 재검토 됐다. 외부자금 유치 등을 위해 금융투자사 기업금융(IB)업계와 긴밀히 접촉하기도 했다. 대규모 매출채권만 유동화 대상으로 활용했던 것에서 중소단위 규모의 매출채권도 유동화 대상이 됐다. 최대한 현금확보에 주력했다는 얘기다.

우선 IR자료에 따르면 가장 개선된 부분이 수익성이다. 고마진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저마진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사료사업이 대표적이다. 국내외 사료 판매처를 수익성 중심으로 조정하면서 매출은 4개분기 중 최저 실적인 500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최대치인 9.5%로 끌어올렸다. 사료의 원자재가 일부 하락했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바이오 사업도 주요제품의 원가를 개선하고, 핵선 및 알지닌 등 고수익 제품 비중을 늘리면서 영업이익률을 약 8% 안팎에서 9.6%로 높였다. 바이오 사업의 고수익 제품의 매출비중이 지난해 4분기 26%로, 예년 수준인 23%보다 증가한 게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식품사업의 경우 제품품목(SKU) 구조조정에 따른 재고폐기 손실, 슈완스의 PPA(기업인수가격배분) 비용 부담 등이 있었지만 비교적 선방한 55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성적과 비교하면 69% 증가했다. 최근 4개년도 4분기 실적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실적이기도 했다.

슈완스가 약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8%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올렸고, 각 제품의 판가를 정상화 시키면서 판촉비를 효율화 한 게 손익개선으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 전체적으로 볼 때 판관비율은 14.2%로 전년 동기대비로는 높지만 전분기인 3분기 15%와 비교해서는 낮아졌다. 원가 축소에 안간힘을 썼던 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 전체적인 매출원가율은 73%로, 전분기 73.5%보다 낮아졌다. 이 덕에 매출총익률은 26.5%에서 27%로 높아졌다.


원가 및 외화차입 등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 부분도 우호적이었다. 전분기 206억원 손실이었던 외환관련손익이 140억원 플러스(+) 수익으로 돌아섰다. 이 부분은 지난해 3분기 IR 컨퍼런스콜에서도 기대하는 부분이었다. 미중무역분쟁의 원만한 합의가 기대되면서 환율이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는 데 수혜를 본 셈이다.

CJ제일제당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3.8%에 그쳤지만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4.5%로 개선됐다. 비용 감축 및 구조조정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자산 매각 1조원대 현금확보…투자 대폭 축소

수익성 개선과 함께 총력을 기울였던 재무구조 개선에서도 효과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6조7565억원으로, 전분기 9조4752억원과 비교해 2조7000억원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는 현금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일 뿐 총차입금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가양동 부지와 영등포 부지를 유동화 해서 만든 약 1조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데 따라 순차입금이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182%에서 4분기 178%로 낮아졌다. 순부채비율은 175%에서 160%로, 순차입금비율은 105%에서 71%로 급락했다.


이는 다시 말해 CJ제일제당이 자산 유동화로 융통한 현금을 다른 데 쓰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4분기 에비타(EBITDA) 3000억원 가운데 설비투자비용(CAPEX)으로 지출된 게 500억원에 불과하다. 3분기까지 쓴 설비투자비용이 약 1조2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를 아예 안했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여기에 환율효과로 외화차입금의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는 점, 슈완스 등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점 등도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수익성 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을 지난해 4분기에 결실로 이뤄냈다는 점에 내부에선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유휴자산 매각과 유동화 등을 통해 현금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채무 상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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