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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박정림 그리고 김병철 [thebell desk]

이승우 자산관리부 부장공개 2020-03-12 13:13:0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라임사태와 코로나19 파고를 넘어섰다. 특히 바뀐 농협중앙회 회장의 코드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시 보장받은 임기도 2년이다.

정 대표와 동갑내기 혹은 비슷한 시기 증권사 사장 자리에 오른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았지만 NH투자증권과 달리 KB증권·신한금융투자는 이래저래 속시끄러운 일들이 많다.

이들 세 대표는 나이와 학벌, 스타일 등이 비슷하기도 하고 서로 잘 아는 사이라 취임 당시부터 화제였다. 사석에서는 친구처럼 지낸다는 이야기도 지인을 통해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정 대표와 박 사장은 학교를 다닐 때부터 친구이자 경쟁자였다고 한다. 사회에 나와서도 그 관계는 똑같다. 게다가 현장에서는 직원들보다 더 실무에 능통해서 부하직원을 늘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김 사장 역시 마찬가지.

은행계 증권사 CEO라는 공통점도 있다. 은행 부행장 출신들이 꿰차는 자리라는 통례를 깨고 앉은 자리인만큼 그룹의 믿음도 크다. 비이자수익을 늘리려는 그룹 전략에 딱 드러맞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실무 현장에서 '검증된' CEO라는 점에서 증권업계는 이들의 경쟁을 관전하고 있다.

물론 차이는 있다. 정 대표는 IB에 특화된 인물로 비즈니스 포인트를 정확히 그곳에 맞추고 있다. 탄탄한 IB를 기반으로 리테일 비즈니스에 대해,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리테일 PB들의 무리한 비즈니스를 차단했다.

PB 비즈니스에 특화돼 있는 박 사장은 리테일에 집중하고 있다. 역시 자신의 주특기에 집중하고 IB는 전문가인 김성현 대표에게 맡겼다.

WM과 IB의 중도를 추구한 인물이 김 사장이다. 김 사장은 IB 전문가이지만 트레이딩앤세일즈(S&T) 부문 대표를 지내면서 두 비즈니스의 융합 가능성을 확실히 봤다. 그래서 사장이 되고서는 증권회사가 지향할 바를 정확히 제시했다. 실무를 훤히 꿰뚫고 있는 김 사장을 WM과 IB 융합의 적임자로 여기며 신한금융그룹, 그리고 전체 금융권까지 기대치를 높였다.

성과 측면에서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정 대표가 앞선다. 어찌 되었든 정 대표는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고 김 사장과 박 사장은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크고 작은 고비를 맞고 있다.

물론 긴 시야에서 보면 지금의 성과로 이들을 평가하긴 어렵다. WM 그리고 이와 한몸으로 움직이는 IB 비즈니스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라임사태와 코로나19 파장은 제실력을 발휘할 여지를 줄이고 있다.

이 위기가 잠재된 내공을 드러낼 절호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실무형 CEO에서 관리형 CEO의 경쟁력까지 장착, '짱짱한' CEO로 거듭날 기회가 될 수 있다.

여전히 이 세 대표에 대한 기대는 크다. 또 보여줄 게 아직 많다. 하지만 CEO가 되기까지 겪었던 그 어떤 과정보다 크고 거친 시험대에 지금 올라와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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