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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주가 급락' 루미마이크로, 대규모 스톡옵션 발행낮은 공정가치 책정, 주주사측·임직원 '윈윈' 배수진…소액주주 배제 논란도

방글아 기자공개 2020-04-03 08:40:4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루미마이크로가 코로나19 여파로 주식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임직원 대상 대규모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에 나섰다. 역대 최저 수준의 주가 흐름 속 벤처기업식 스톡옵션 부여로 사측과 임직원 양측의 '윈윈'을 꾀했다. 회사로선 발행 비용을 낮추고 임직원은 더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지만, 행사일까지 수익구조 개선이란 조건을 붙이면서 사실상 배수진을 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발광다이오드(LED) 제조 전문 루미마이크로는 한재관, 조현승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총 20명을 대상으로, 주당 1359원에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 총 64만7500주를 부여했다고 31일 밝혔다. 직급에 따라 적게는 1만주에서 많게는 7만주까지 차등 지급했다. 부여 방식은 주식발행형(신주교부)으로 2022년 3월26일부터 2년간 행사 가능하다.

상장사들이 주로 쓰는 차액보상형 대신 벤처기업에서 흔한 주식발행형을 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몇 년 간 주력 사업인 LED 분야에서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보상에 쓸 만한 재원이 충분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루미마이크로는 2017년 LED 조명제품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액 감소로 적자전환이래 회복에 부침을 겪고 있다.

행사가는 부여일인 26일을 기산일로 산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월 말 2000원대 박스권이 무너진 이후 사실상 역대 최저 수준의 주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낮은 행사가에도 낮은 공정가치가 책정됐다. 부여일 직전 종가가 1070원을 기록하며 행사가 1359원이 적용된 스톡옵션 개당 공정가치가 461원으로 평가됐다.

스톡옵션 공정가치는 수량에 비례해 회사의 주식보상비용으로 회계처리가 된다. 루미마이크로의 경우 이번 스톡옵션과 관련해 3억가량이 관련 비용으로 잡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정가치를 낮게 책정해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었지만 관련 비용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보유 자산 관련 손실과 이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영업적자 20억원에 순손실 29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달 말 바이오 업체 비보존에 투자를 결정하며 신사업 모색에 나섰다. 기존 LED 사업 담당 직원들의 이탈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가가 대폭 내려간 틈을 타 우호적인 조건에 임직원 동기부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스톡옵션 공정가치 결정 기산일이었던 26일은 한 대표와 조 대표가 자체적으로 루미마이크로 주식을 집중 매수한 시기와 겹친다. 한 대표는 23일 1만9000주, 조 대표는 25~26일 양일에 걸쳐 총 10만주를 장내매수했다. 임직원들이 더욱 많은 행사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서 윈윈을 노린 셈이다.


행사가는 루미마이크로 52주간 최고가 대비 38.6%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발행량은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루미마이크로는 상장 이듬해인 2006년 임직원 총 18명을 대상으로 신주발행형 스톡옵션 총 8만주를 지급한 이후 2007년과 2008년 같은 방식으로 각각 △12명, 6만2000주 △3명에 6000주를 부여한 이후 스톡옵션을 활용하지 않아 왔다.

다만 이번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엔 성장률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미마이크로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는 2년 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현재 대비 15% 이상 성장할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신사업을 펼쳐 나가는 동안 LED 사업 정상화를 위한 배수진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LED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담당 임직원들의 임금 등을 요구 수준에 맞춰주지 못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급여 현실화 대신 택한 고육지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ED 사업은 현상 유지를 하면서 신사업으로 턴어라운드를 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이례적 결정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적잖은 상황이다. 루미마이크로는 해당 스톡옵션 부여안을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다.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지만 특수관계자 측근들의 동의만으로 가결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루미마이크로는 최대주주 에스맥 관련 지분율이 27.0%에 이르며 상호 투자 중인 비보존이 8.9%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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