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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생존전략]파라다이스, 믿었던 카지노도 하늘 길 막혀 '전전긍긍'⑤'1조5000억' 투자 복합리조트 위기감 고조…세가사미 결별설 '힘' 받나

김선호 기자공개 2020-04-06 07:30:25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업계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방한 외국인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수까지 급감하고 있다. 운영비 부담이 큰 호텔 비즈니스의 특성상 고강도 다이어트는 이미 예견돼 있다. 더벨은 국내 대표 호텔들의 위기 상황과 이에 대응한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복합리조트·호텔·카지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파라다이스는 주력 사업 카지노를 통해 성장해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업계가 위기를 맞이했으나 파라다이스만큼은 카지노 사업 덕으로 영향권에서 그나마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3월에 진입하면서 위기가 가시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1~2월은 영업환경 악화에도 카지노 고액 베팅 VIP 덕에 그나마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으나 3월부터는 한국발 여객기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됨에 따라 방문객과 매출이 급감했다.

이 와중에 파라다이스시티를 함께 운영하는 일본 세가사미홀딩스가 파라다이스와 결별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카지노 리조트 설립을 위해 세가사미홀딩스가 국내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 '흑자전환' 파라다이스시티, 실적 장담 못한다

파라다이스의 사업부문은 크게 카지노, 호텔, 복합리조트로 구성된다. 그중 이를 집대성한 인천 복합리조트(카지노·호텔·엔터테인먼트 등 복합시설) 파라다이스시티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파라다이스의 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운영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일본의 세가사미홀딩스와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012년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했다. 파라다이스와 세가사미홀딩스의 지원 하에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총 1조5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파라다이스시티를 건설했다.

자세히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최대주주인 파라다이스가 3372억원, 세가사미홀딩스는 3319억원을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출자했다. 총 669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 건설을 위해 프로젝트금융대출 800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 측에 따르면 카지노 사업이 흥행하며 호텔 사업 또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3.6% 증가한 46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파라다이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 9794억원, 5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3%, 2054.2% 증가했다. 파라다이스의 대규모 복합리조트 투자가 영업개시 3년 만에 '잭팟'을 터트린 셈이다.


파라다이스의 올해 1월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했다. 2월에도 방문자 수는 급감했으나 카지노의 고액 베팅 VIP 고객 덕에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사업의 경우 고정비 부담으로 출혈이 커질 수 있으나 이를 카지노 사업에서 상쇄한 셈이다.

그러나 3월부터 한국발 여객기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되며 방문객과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국제선 항공노선 운항 중단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카지노 VIP 고객의 발길조차 급격히 줄었다. 카지노 수익이 줄어든 만큼 호텔·복합리조트의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파라다이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대비 19~35%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실적 기대감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거둔 실적이 코로나19 위기의 장기화로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라다이스는 정부 권고에 따라 서울·인천·부산·제주 등 국내 4곳에 운영 중인 카지노 영업장을 3월 24일부터 4월 6일까지 임시 휴장하기로 결정했다. 카지노 영업장 임시 휴장에도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등의 호텔은 정상 영업하지만 카지노 VIP 고객의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정상영업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차입금 상환 능력은 충분…'복병' 위기 대응은

파라다이스가 회사채 혹은 차입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설 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되기 이전에 경쟁사들은 회사채 혹은 단기 차입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이를 통해 생존 가능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파라다이스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합산)은 전년동기대비 68.5% 증가한 4319억원을 기록했다. 카지노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현금곳간에 적재해둔 셈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7억원이다. 부채비율 또한 116%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대규모 장기차입금 상환 일자가 다가오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건설을 위해 하이에이원제십일차에서 차입한 프로젝트금융대출 1단계 2차(1000억원)의 만기일은 올해 12월 28일이다. 이외에 프로젝트금융대출 1단계 1차(7000억원)는 2023년 12월이 만기일로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과 올해 상환해야 하는 사채(무보증사채, 2020년 1월 28일)는 각 773억원, 1000억원이다. 여기에 일반자금대출로 하나은행에서 장기차입한 100억원이 올해 6월 26일 만기도래한다. 올해 모두 갚아야 하는 금액이 총 2873억원이다. 파라다이스는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세가사미홀딩스의 국내 철수 여부다. 최근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하며 맞손을 잡은 세가사미홀딩스가 파라다이스와 결별할 수 있다는 업계의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가사미홀딩스는 파라다이스와 계약 당시 향후 철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으며 파라다이스시티로 충분히 운영경험을 쌓은 만큼 결별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세가사미홀딩스의 국내 철수를 앞당길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입국규제를 강화해 양국 간 이동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여기에 이달 9일부터 양국 간 비자면제도 중단될 방침이다.

만약 세가사미홀딩스가 파라다이스와 결별할 시 파라다이스로서는 재무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가사미홀딩스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총 3319억원을 출자해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에 의한 장기전을 대비할 필요가 있는 만큼 각 기업은 만약을 위해 서둘러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라다이스는 경쟁사 대비 위기가 다소 늦게 찾아온 감이 있으나 여러 사안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카지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호텔업의 영업환경 악화는 경쟁사 대비 다소 빗겨갈 수 있었다”며 “다만 국제선 항공운항 중단 등 외부 악재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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