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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특수효과(VFX) 리그 관전법 [thebell note]

조영갑 기자공개 2020-05-20 09:38:4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2012년의 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상극의 스타일을 보여준 두 감독 역시 기억할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과 FC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두 감독의 전술이 맞부딪힌 '엘 클라시코'는 왕당파와 공화파가 충돌한 당시의 '스페인 내전' 보다 더 뜨거웠다.

축구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영상 특수효과(VFX) 시장의 라이벌로 꼽히는 두 기업 때문이다. VFX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덱스터스튜디오(덱스터)와 위지윅스튜디오(위지윅)다. 모두 한국에서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뻗고 있다. 덱스터는 유명 영화감독 김용화씨가 2011년 설립한 곳이다. 위지윅은 박관우, 박인규 대표가 2016년 설립했다.

두 기업은 당시 레알과 바르샤 만큼이나 다른 색깔의 플레이를 구사한다. 우선 덱스터는 무리뉴의 레알을 닮았다. 수비 중심의 ‘4-2-3-1' 포메이션으로 보수적인 축구를 한 것처럼 전통의 영화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중국 VR(증강현실) 테마파크 사업에도 진출했지만 기본적으로 영화중심이다. 이런 뚝심이 쌍천만 신화의 ‘신과함께1,2’, ‘백두산’ 등을 만들어 냈다.

반면 위지윅은 과르디올라의 바르샤와 비슷하다. 루틴한 전략 보다 변칙적인 포메이션과 실험을 추구한 과르디올라처럼 다양한 실험을 지속해 오고 있다. 때론 지분을 섞기도 하고 전략적 협약을 맺기도 하면서 ‘티키타카(짧고 간결한 축구)’를 추구한다. 영화부문을 비롯해 게임, 드라마 제작, 전시 컨벤션 영역으로 전선을 넓혔다. 의사결정 속도도 매우 빠르다. 올해 초부터 배급사 NEW와의 전략적 MOU, 자회사 2곳(래몽래인, ANP컴즈)의 IPO 추진, IP(판권)홀더와의 JV 추진 등의 일정이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차이는 오너에서 기인한다. 덱스터 김 감독은 2003년 데뷔한 '뼛속까지' 영화감독이다. 지난해 경영에 손을 떼고 최초의 한국형 SF '더 문(The Moon)'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여전한 카리스마로 팀을 지휘하고 있다. 반면 위지윅은 재무전문가 박인규 대표와 테크니션 박관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VFX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사업 기획에 능통하다.

올 1분기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위지윅의 기세가 좋다. 덱스터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76억원(영업이익 18억원)에서 74억원(영업이익 1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작품수익이 대폭 준 탓이다.

반면 사업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진행한 위지윅은 지난해 1분기 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1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8억원에서 1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기세가 꺾이는 올 후반기부터 VFX 업계의 '엘 클라시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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