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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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법인 경영분석]태평양감정평가, 'P2P 시장' 공략 주효…상위권 도약두 자릿수 성장 성공, 핵심 수익원 담보평가 부문 기여, 저조한 수익성 옥의 티

이명관 기자공개 2020-05-20 10:00:44

[편집자주]

감정평가 시장의 규모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성숙도에 비례해 대체투자 시장이 성장하고 부동산 실물자산 거래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덩달아 성장하고 있는 곳이 감정평가법인이다. 최근 10여년간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부흥기를 맞았다는 평까지 나온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외부엔 잘 드러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감정평가법인의 경영 내역과 경쟁 구도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08: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대형법인 체제가 확립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중·하위권에서 보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3개년 동안 8위권을 맴돌았다. 반짝 실적을 내면서 세 차례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그런데 최근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모습이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P2P 영역으로 매출 다변화에 나섰는데, 2018년부터 숫자로 가시화되고 있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17년까지 매출이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2018년부터 무서운 기세로 불어나고 있다. 작년에 5위까지 순위도 상승했다. 특히 상위권 그룹과의 차이가 크지 않아 올해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만하다. 3위인 삼창감정평가법인과의 매출 차이는 2억원도 채 안 된다.

◇순위 상승 주목, 상위권 도약 발판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1991년 7월 설립됐다. 법인 설립 이후 곧바로 부산과 대구, 호남 등 전국에 13개 지사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부터 지사를 두면서 모집을 빠르게 불려 나갔다. 현재 감정평가사 190명을 비롯해 총 467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단일 법인체를 유지 중인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초창기부터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를 표방했다. 이를 위해 1999년 세계 최대의 종합부동산회사인 'CB Richard Ellis'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해 직접 PRES부동산중개㈜와 ㈜다르넷을 설립,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PRES부동산중개㈜는 사명 그대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곳이다. ㈜다르넷은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아파트 담보 대출에 필요한 감정가격은 물론 법률, 인테리어, 세무상담 등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 외에 KTB네트워크, 현대산업개발, 삼성생명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후 2002년에는 재개발·재건축 컨설팅 회사인 ㈜대신을 인수했다. 재개발·재건축 분야에서 보다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도시정비 사업에서 감정평가법인은 분담금 산정부터 관리처분 단계에 이르기까지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관리처분 단계에서 감정평가법인의 역할이 크다.

관리처분은 조합원이 출자한 재산권의 평가를 통해 이뤄진다. 새로 건축된 건축물 및 대지 지분을 어떻게 분배하고, 취득할 건축물 및 대지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등의 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평가뿐만 아니라 컨설팅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대신은 태평양감정정비사업단이란 이름을 사용 중이다.

이렇게 자체적으로 몸집을 키운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감정평가법인의 대형화 물결 속에서도 단일 법인으로 남았다. 합병을 모색하다, 여의치 않자 독자적으로 감정평가사를 확충했다. 합병을 통해 탄생한 대형 법인과 경쟁을 위해서는 인력 확충이 필수적이었다. 감정평가법인은 2006년부터 정부의 지침에 따라 27개 법인의 합병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후 이듬해 13개 대형법인 체제가 확립됐다.

대형법인 체제가 갖춰진 2007년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매출 383억원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 8위로 출발했다. 이듬해인 2008년 366억원으로 역성장했지만, 순위는 6위로 상승했다. 2009년엔 처음으로 매출 400억원을 돌파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장과 역성장을 반복하면서 순위는 8위권에서 맴돌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다시 성장세를 타고 있다.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작년 업계 5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작년 6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4.8% 증가한 액수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상위권 그룹과 비교하면 태평양감정평가법인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없었다. 이를 통해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상위권 그룹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3위인 삼창감정평가법인과의 차이는 불과 1억8200만원이다. 사정권에 들어온 셈이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의 최근 성장세는 매출처 다변화 전략으로 설명 가능하다. 2017년 3월 P2P 시장으로 평가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P2P금융기업 펀딩플랫폼과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엔 P2P금융 씨피펀딩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담보평가 부문에서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한 것이다. 담보평가는 감정평가법인의 핵심 수익원의 하나로 부동산 개발과정과 오피스 등 실물자산 거래 등 부동산을 기초로 대출이 실행될 때 주로 이뤄진다.


◇13년 흑자경영, 소폭의 영업이익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여타 법인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은 매년 플러스(+) 경영을 했다. 현재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감정평가법인과 제일감정평가법인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인 적이 있다.

다만 과다한 영업비 지출 탓에 이익 규모는 그리 많지 않았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거둬들인 누적 영업이익은 112억원이다. 13개 대형 법인들 중 9번째에 해당한다. 연평균 영업이익 규모는 8억6000만원 수준으로 채 10억원이 안된다. 작년 영업이익은 12억원, 영업이익률은 1.9%를 나타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규모로 보면 업계에서 11위에 해당한다. 이익률로 보면 업게 평균인 3.2%보다 1.3%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중견 감정평가법인 중 몸집이 가장 큰 통일감정평가법인보다도 수익성이 나빴다.

반면 영업비용은 630억원에 달했다. 독보적인 업계 1위인 하나감정평가법인을 제외하면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급여가 388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외 여비와 자료조사비, 지급수수료, 임차료 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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