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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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제주항공, '직원 수 변동 내역' 공개한 까닭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염두…"구체적 조건 확정 뒤 최종 판단"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20 08:49:1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13: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올 1분기에 있었던 직원 변동 내역을 세세히 공개해 눈길을 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고용노동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항공과 해운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하고 있는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산업 곳곳에서 고용 불안정이 심화되며 정부가 고용유지를 필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18일 오후 7시쯤 1분기 직원 수 변동과 관련된 설명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기간제 근로자 수가 3개월 동안 118명 감소하는 등 국내 상장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해 즉시 해명에 나선 것이다. 핵심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나 주요 부고 등 긴급한 내용 외에 오후 늦게 자료를 내는 건 다소 이례적이다.

제주항공이 18일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발췌.

이날 회사 측은 해고 등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사업보고서상 기간직 종사자 수가 전년 말 대비 118명 줄어든 건 맞지만 9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5명은 사직(의원면직), 15명은 계약종료로 회사를 떠나며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간직의 전환(98명)과 사직(36명), 신규채용(35명) 등으로 정규직이 97명 늘어나 총 근로자 수 변동은 21명이라고도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부터 고용유지를 목적으로 지원금을 받고 있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원금을 받을 경우 지원 종료일 이후 1개월까지 절대 인력 감축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사업주의 권유나 희망·명예퇴직 등 인위적 감원이 생기면 지급 대상서 제외되거나 최대 5배의 추가 징수 등 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원금을 받는 동안에는 신규채용도 금지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원금을 받기 전인) 1, 2월에 경력직 직원에 대한 채용을 진행했다"며 "공개모집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자체적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잘못 알려질 경우 자칫 고용유지지원금 수령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직접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항공업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인건비의 최대 9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주의 인건비를 보조해주는 차원이기 때문에 지원금이 고스란히 직원 임금으로 빠져나가 회사의 재무상태 등에 직접적인 보탬이 되지는 않는다. 특히 수령기간도 최장 180일로 정해져있다. 항공업황 정상화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계가 명확한 지원책인 셈이다.

따라서 정부가 40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부터의 추가 지원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직 기금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현재 고용수준의 90%를 유지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상태다.

정부는 항공과 해운업 등을 우선지원하기로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LCC 지원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빠르면 이달 중 첫번째 지원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존 산업은행의 긴급 유동성 대출(최대 3000억원 규모) 외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다수의 LCC들이 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는 고용유지 의무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배당 및 자사주 취득 제한, 기업 정상화 시 이익 공유 등의 조건이 따라 붙어 정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1997년 IMF 때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정부가 기업 살리기에 나섰으나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내걸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기금을 조성한 배경 자체가 '일자리 지키기'인 만큼 해당 조건이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전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신청을 검토하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모든 조건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게 아니니 내용이 확정된 뒤 최종적으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영업손실 657억원, 순손실 1014억원을 내며 3개월만에 이익잉여금이 1000억원 이상 줄어든 상태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351%에서 483%로 증가하는 등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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