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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IPO 강행, '맏형' 자존심 지킬까 빠르면 금주 신고서 제출…향후 실적 예상치, 몸값 좌우할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20-05-20 08:15:4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팜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또 다시 IPO가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IPO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SK바이오팜의 IPO 강행은 27년 넘게 신약에 매진해온 업계 맏형의 자신감이었다. 국내 최초로 독자 신약개발을 통해 미국 FDA 승인을 받는 등 실력도 증명했다. 여타 바이오업체들이 코로나 테마에 매달리는 점과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IPO에 이어 또 한번의 대기업 바이오 흥행을 기록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SK바이오팜의 공모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작년 말 거래소 예심을 통과한 회사는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공모 시장 침체로 일정을 연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지만 SK그룹은 IPO 강행을 결정한 셈이다. SK바이오팜 지분 100%를 가진 최대주주 SK㈜의 주가 급등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수뇌부 입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리스크였다. 조단위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하는 SK바이오팜이지만 해외 IR 자체가 가로막힌 상황이었다. ‘언택트’ 방식으로는 기대했던 공모 금액을 모으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SK루브리컨츠, SK실트론 등에 이어 또 다시 계열사 IPO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대되는 듯 했다.

공모 강행은 신약 성공에 대한 SK그룹의 자신감을 방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지난해 11월 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 공식 출시된 상태다.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현지 판매를 맡았다. 1993년부터 공들여온 R&D의 결실이기도 하다. 2011년 해외 기술이전된 수면장애신약인 솔리암페톨도 미국 FDA 허가 이후 시판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만 눈독들이고 있는 국내 일부 바이오업체와도 대비되는 부분이다. 주가 상승을 목적으로 ‘보여주기식’ R&D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경우 코로나 시국에 경도되지 않고 자체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타 바이오업체와는 다르게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모회사가 SK라는 평판과 자본력은 분명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SK바이오팜을 2016년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하기도 한다. 당시 수요예측 흥행을 기록하며 9조원에 가까운 몸값에 거래소에 데뷔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바이오시밀러를 내세운 회사의 시가총액은 현재 4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공모 흥행은 후발주자들이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드림CIS, SCM생명과학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하반기 이후로 공모를 연기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SK바이오팜 이후로 공모 일정을 잡겠다는 전략적 선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맏형’으로서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먼저 발휘해 주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업계의 이목은 SK바이오팜의 신고서에 담길 밸류에이션에 쏠리고 있다. 당초 증권가와 시장에서 거론했던 몸값은 4~5조원 수준에서 형성돼 왔다.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수뇌부가 투자자 눈높이 맞는 가격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다. 구주매출과 신주 발행 규모는 공모가 책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액 1238억원, 영업손실 792억원, 순손실 7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매출 39억원에 그치고 있다. 영업적자 수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향후 실적 추정치를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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