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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투, PBS 비즈니스 축소한다 주력 '해외상품 발굴' 중단 선언, 불명예 과거 '청산'

최필우 기자공개 2020-05-22 08:01:2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준다. 신한금융투자 PBS본부는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부실을 묵과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가 발생한 해외 기초자산 발굴과 총수익스와프(TRS, total return swap) 제공 비즈니스를 중단하고 본연의 서비스 업무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 PBS본부는 후발주자임에도 상당한 수익을 거두며 전성기를 누렸다. 헤지펀드 운용사 대상 서비스보다 상품 개발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한 게 주효했다. 하지만 라임 사태 등 숱한 논란을 낳으면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앞으로 주업무가 될 전통적 서비스 영역은 대형사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 자리잡기가 만만치 않다.

◇'ARS'에서 시작된 전성기, 논란의 중심에 서다

신한금융투자는 PBS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6개사 중 출발이 가장 늦었다. 2017년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충족시키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서 PBS 업무를 시작했다.

계약고가 가장 작지만 존재감은 컸다.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금융상품 발굴에 집중했다. 고유재산(PI) 투자 경험을 토대로 발굴한 글로벌 헤지펀드에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가 투자하게 했다. 지금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의 원흉이 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가 이같은 경로로 국내에 유입된 대표적인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PBS 영업 첫해부터 순영업수익 400억원을 기록했다. 타사가 PBS 계약고를 늘리면서 수익을 추구한 것과 달리 신한금융투자는 TRS 계약을 늘려 돈을 벌었다. TRS 계약을 맺으면 헤지펀드 운용사가 레버리지와 유동성 확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목표수익률 연 4~5%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하고 TRS로 레버리지 효과를 가미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다 잡는 게 전략의 골자였다.

이 전략은 PBS사업부가 옛 에쿼티스와프팀을 모태로 삼고 있어 가능했다. 이 팀은 2010년대 초중반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 absolute return swap) 상품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롱숏 ELB로도 불린 이 상품은 투자자문사 자문을 바탕으로 나오는 롱숏 운용성과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됐다. 롱숏 ELB 인기가 시들해진 후 기존 시스템과 노하우를 활용해 TRS 기법을 선보인 것이다.

PBS본부가 수년간 쌓은 명성은 라임 사태로 물거품이 됐다. 라임 사태 전에도 부실 조짐은 있었다. 표면상 눈부셨던 성과에도 불구하고 2017~2018년 PBS사업부 인력이 절반 가까이 이탈했다. 라임 사태 피해를 키운 인물로 지목되며 검찰에 구속 기소된 임 모 전 본부장과 직원들 사이에 성과급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재는 이들이 일찌감치 부실을 염려해 회사를 떠났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소기업 사모사채 펀드로 인기를 끌었던 VIM(Venture·Innovation·Mid-to-small)펀드에서 수수료를 과도하게 수취한 게 논란을 낳기도 했다. 통상 10bp 미만인 수탁보수를 50bp나 받았다. 또 임 모 전 본부장이 노골적으로 본인을 '갑', 헤지펀드 운용사를 '을'로 여긴 탓에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불만이 상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 PBS본부는 수익성 측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지만 수년간 크고 작은 논란을 만들어 왔다"며 "라임 사태로 결정타를 맞으면서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기에 충실한다"…경쟁력은 '글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의 방향 전환은 올초 예고됐다. 김홍기 신한금융투자 전무대우(사진)가 PBS본부 수장을 맡으면서다. 신한금융투자 PBS본부가 출범한 이후 수장이 바뀐 건 이때가 처음이다.

김 본부장은 1965년생이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손복조 전 회장과의 인연으로 2008년 토러스투자증권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상품운용본부장을 맡아 2010년 옵션쇼크 사태에서도 수익을 내는 등 안정적인 운용으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신한금융투자로 둥지를 옮기고 나서는 에쿼티본부 수장을 맡아 리자드 주가연계증권(ELS)을 히트상품으로 만드는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ARS가 인기를 끌 당시 상품과 전략을 총괄해 TRS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이 때문에 PBS본부가 직면한 사태를 수습할 인물로 낙점됐다.

베테랑이 PBS본부 방향키를 잡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신한금융투자의 지난달말 기준 PBS계약고는 1조6567억원(점유율 5.2%)으로 6개 사업자 중 가장 적다. 대차나 스왑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지 않는 펀드가 대부분이이서 수익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업력과 인력 부족으로 상위권 증권사와 경쟁도 녹록지 않다. 헤지펀드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와중에 삼성증권(점유율 23.3%), 미래에셋대우(점유율 22.9%) 등 대형사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신한금융투자와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이 PBS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것도 전통적인 PBS 업무에서 대형사 대비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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