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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쌍용양회, 중요성 커진 '환경훼손' 리스크 관리복구충당부채 410억, 10년새 4.7배 증가…기름 유출사건 영향도

김성진 기자공개 2020-05-22 10:30:1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 제조업을 영위하는 쌍용양회에게 환경훼손은 불가피한 요소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을 직접 개발해 생산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깎아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지표면의 흙을 걷어낸 뒤 계단식으로 산을 깎는 채굴공법을 택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동해, 신기, 영월, 삼척 광산 등에서 시멘트용 석회석을 개발하고 있고 제철용 석회석은 삼척 광산에서 생산하고 있다.

물론 석회석 채굴 과정에서 훼손된 산림을 그대로 방치해 놓지는 않는다. 사업권자는 채굴이 끝난 후 산림을 개발 전 상태로 원상복구 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양회의 경우에는 계열회사인 쌍용자원개발을 통해 광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석회석 광산 개발 단계에서부터 복구까지 계획을 수립해 운영하는 형식이다. 일반적으로 산림 복구 비용은 채광비용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 보니 회사의 재무를 담당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입장에선 높은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부분으로 꼽힌다. 현재 쌍용양회의 재무는 이현준 쌍용양회 대표집행임원(부사장)과 김두만 쌍용양회 재무부문 총괄(전무)이 책임지고 있다. 이 부사장과 김 전무는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같은 해 쌍용양회에 입사해 35년간 근무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쌍용양회가 훼손한 자연에 대해 복구비용으로 쌓아 놓은 부채를 살펴보면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업보고서 연결재무제표 주석 내 '21. 충당부채' 항목에는 쌍용양회의 충당부채 내역이 나와 있다. 이중 복구충당부채 항목이 바로 산림훼손과 관련된 내용이다.

2010년 쌍용양회가 복구충당부채로 설정해놓은 금액은 88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10년 후인 지난해 말 기준 복구충당부채는 400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증가했다. 10년새 4.7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충당부채는 회계상으로 기록해 놓은 부채로 실제로 복구에 지출되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광산 개발이 모두 끝난 후에 복구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비용이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산림훼손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은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한국광해관리공단 등 국가 기관이 이행보증을 서는 식으로 진행된다. 연결재무제표 주석 내 '36. 우발부채 및 약정사항'을 보면 한국광해관리공단이 2443억원 규모의 산림복구채무이행보증을 선 것으로 나타나 있다. 쌍용양회는 산림훼손 복구에 대한 이행보증금을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매년 분할 납부하며, 훼손된 산림을 모두 복구한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광해관리공단 관계자는 "훼손된 산림을 모두 복구한 경우 지자체에서 복구 결과를 확인하고 보증금을 돌려준다"며 "만일 복구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단에서 보증금 일체를 몰수하고 직접 복구 업무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복구충당부채의 급작스런 증가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복구충당부채가 100억원대 규모에 머물렀지만 2016년 347억원으로 증가한 뒤 2017년에는 53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갑자기 부채가 늘어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2016년도 사업보고서 내 충당부채 내역에는 산림훼손복구 외에 오염토지 복구에 대한 내용이 주석을 통해 설명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묵호공장 오염토지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부채로 잡아놓은 것이다.

쌍용양회는 묵호에 출하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과거 부두 땅속에 매설해놨던 송유관에서 벙커C유가 유출되어 토양 오염이 발생했다. 이를 복구하는 공사를 진행하는데 225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묵호항 기름 유출 사건과 관련해 쌍용양회가 일부 집단에게 고발당하는 등 잡음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시멘트업체들이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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