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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업 넥스트 오너십]대교그룹, 돈줄 '㈜대교'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①그룹 내 매출기여도 96%, 연 600억 내부거래…정리 안된 후계구도·타라그룹 지원

최은진 기자공개 2020-06-01 07:31:07

[편집자주]

국내 학습지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한 교육기업들이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진입했다. 교육열풍에 힘입어 조단위 그룹으로 성장한 데 따라 승계작업이 녹록지않다.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학습지 대신 신성장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임무도 2세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선두 교육기업들의 지배구조 및 승계 현황 등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7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교육 시장을 만든 장본인으로 꼽히는 대교그룹은 소규모 과외방으로 시작해 45년만에 1조원대 교육그룹으로 성장했다. 창업주인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확고한 지배력을 보유하며 경영 전면에 서 있다.

‘맏이는 살림밑천’이라는 옛 말처럼 대교그룹은 핵심계열사 ㈜대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대교가 그룹 내 모든 계열사의 자금원천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입거래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도 올려준다.

강 회장의 동생이 이끄는 타라그룹도 ㈜대교를 활용해 실적을 챙긴다. 두지붕 한가족을 ㈜대교가 먹여살리고 있는 구조다. 그만큼 서로 얽히고 설킨 유착관계를 구축하며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서도 복잡한 이해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교 외 성장동력 확보 난항, 계열사·오너개인회사 지원지속

대교그룹은 강 회장이 지분 78.8%를 보유한 지주사 대교홀딩스를 모기업으로 삼는다. 그 아래 ㈜대교·대교디앤에스·대교씨엔에스·강원심층수·대교이엔씨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는 모태사업인 눈높이 학습지를 영위하는 ㈜대교다.

대교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액 총 8000억원 가운데 ㈜대교의 기여도는 96% 수준으로 압도적이다. 사실상 ㈜대교가 그룹을 먹여 살리는 구조를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교의 우수한 현금 창출력을 통해 레저·부동산개발·생수·방송·컴퓨터 유지보수(SI, system integration) 등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하지만 ㈜대교 외 이렇다 할 성과를 내는 곳은 없다. 부동산 개발을 하는 대교디앤에스나 SI사업을 하는 대교씨엔에스 등은 약 200억~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5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친다.

그나마도 ㈜대교가 직접 상품을 매입하는 형태로 실적을 끌어올려주는 모양새다. ㈜대교의 특수관계자 매입 거래 규모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70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한창 거래가 많았을 때는 1000억원에 육박한 적도 있다.


㈜대교가 직접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종속기업이나 지주사인 대교홀딩스와의 거래를 제외한 계열사 혹은 오너일가 소유의 회사들만 따져보면 연간 580억원의 내부거래가 일어났다. 대교디앤에스와 대교씨엔에스에 각각 100억원을 웃도는 매입거래를 했다. 각사가 올리는 연간 매출의 약 20~40% 가량이 ㈜대교에서 비롯되고 있다.

강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하고 있는 크리스탈원(옛 투핸즈미디어)에도 돈줄 역할을 했다. 과거 교육정보 월간지 출판, 여행알선 및 보험대리점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을 당시 매년 약 20억원 안팎의 매입거래를 이어갔다. 이는 사실상 직접적으로 오너일가를 지원해주는 전략이다. 현재는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크리스탈원의 일부사업을 그룹 계열사 내로 편입시키는 등 거래를 거의 끊은 상태다.

◇범오너가 '타라그룹'과도 얽힌 사업관계

㈜대교는 계열사 뿐 아니라 계열 내 포함되지 않는 타라그룹까지 챙기고 있다. 타라그룹은 강 회장의 동생이자 대교그룹 창업공신으로 꼽히는 강경중 회장이 이끄는 기업이다. 1990년 개인사업을 해보겠다는 목표로 차린 인쇄소가 모태다. 국내 최대 인쇄기업으로 성장하며 타라유통·타라티피에스·타라그래픽스 등을 거느리는 구조로 변모했다.

타라그룹에 ㈜대교는 연간 300억원 규모의 매입거래를 한다. 학습지를 만드는데 인쇄소가 필요한만큼 매년 꾸준한 거래가 발생했다. 10년 전만해도 매입규모가 약 1000억원 수준에 육박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는데다 학습지 시장도 점차 사양길을 걸으면서 거래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대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타라그룹 가운데 ㈜대교와 가장 많은 거래를 하는 타라티피에스의 경우 총 매출 가운데 30%가 ㈜대교에서 창출된다.

타라그룹은 ㈜대교로부터 올린 타라티피에스의 매출을 활용해 타라유통에 100억원 규모의 매입 거래를 한다. 타라유통은 이를 기반으로 매년 수억원의 배당을 지급한다. 배당금 대부분은 고스란히 지분 83%를 보유한 최대주주 강경중 회장에 돌아간다.

◇고질적 내부거래 부정적 여론, 승계미비

대교그룹의 특수관계자 거래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비중을 줄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는 세가지 측면에서의 한계를 드러낸다. 우선 ㈜대교 외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신사업으로의 외연 확장, 사업구조 개편 등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크리스탈원이라는 승계 후보자들의 개인회사가 존재하고 이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승계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크리스탈원에 대한 직접적 지원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타라그룹과의 유착관계는 대교그룹이 창업공신인 강경중 회장에 대한 예우에도 신경써야 하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을 뜻한다. 대교그룹의 승계 및 사업구도 개편 등이 다양한 이해관계와 맞물려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교그룹 관계자는 "강영중 회장이 여전히 총수로 있고 승계에 대한 얘기는 나오는 게 전혀 없다"며 "일감몰아주기 논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일반적인 거래수준에 따라서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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