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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업 리포트]'현금흐름 호전' 대림비앤코, '자사주 매입' 자신감'주주가치 제고'…업계 자사주 처분과 다른 행보

이정완 기자공개 2020-05-26 13:08:47

[편집자주]

부동산 규제·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한 건설 경기 불황은 건자재 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매출 감소에 영업이익 급감은 일상사가 됐다. 인원감축, 공장가동 중단의 위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연관 업체가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업을 미리 준비해 위기를 탈출하거나 신사업 발굴을 통해 탈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혼돈의 건자재 업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비앤코가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 가치 최적화를 위해 쓰이는 수단이다. 대림비앤코는 올해 들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주당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추세다.

최근 건설 경기 악화로 대림비앤코의 대표상품이라 할 수 있는 양변기·세면대 등을 생산하는 위생도기 공장이 한 달 간 멈추기도 했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식시장에 안심 시그널을 전달하는 효과도 얻었다.

대림비앤코는 최근 유안타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유안타증권에 계약금으로 7억원을 지급했다. 대림비앤코는 11월20일까지 6개월 동안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증권사에 자사주 매입을 위탁하는 신탁계약 특성상 얼마나 많은 자사주를 취득할지는 공시하지 않았다. 대림비앤코는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림비앤코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올해 들어 두번째다. 3월에는 보통주 16만6722주를 6월까지 매수한다고 공시한 적이 있다. 취득예정금액은 주당 2450원으로 계산돼 약 4억원으로 발표됐지만 이때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급락한 시기였기 때문에 이후 주가 상승이 반영돼 자사주 매입에는 약 5억원이 쓰였다.

자사주 매입은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쓰인다. 주가가 적정 가치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자사주가 최고의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자산 관리 기업인 후사토닉 파트너스(Housatonic Partners)의 창립자인 윌리엄 손다이크가 쓴 '현금의 재발견'에서 등장하는 헨리 싱글턴이 바로 이를 잘 실행한 경영자였다.

손다이크는 철저히 자본 배분의 관점에서 경영자를 분석했다. 그가 싱글턴을 대중에게 소개한 이유도 그의 탁월한 자본 배분 실력 덕이었다. 기술 전문 대기업으로 유명한 미국 텔레다인(Teledyne)의 창업자 싱글턴은 1960년대부터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싱글턴은 순이익보다 현금흐름에 중점을 둔 경영을 했다. 이렇게 모은 현금을 자사주를 사들이는데 썼다.

미국 월가에선 1960년대만 하더라도 자사주 매입이 투자처를 잃은 기업이 행하는 것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싱글턴의 생각은 달랐다. 싱글턴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싱글턴이 텔레다인을 경영한 30년 동안 투자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20.4%를 기록했다.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12배 넘는 수치였다.

대림비앤코의 최근 자사주 매입도 손다이크가 주목했던 텔레다인의 사례와 유사하다. 대림비앤코의 주가는 2015년 한 때 3만원 넘게 상승하기도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4000원선에서 갇혀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PBR은 0.44로 회사가 보유한 전체 자산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상태다.

(출처=네이버금융)

현금 보유고도 나쁘지 않다. 업황 부진으로 인해 영업활동에서 거둬들이는 현금이 줄어들고 있지만 올해 들어 현금 흐름이 나아지는 추세다. 대림비앤코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9억원으로 지난해 말 80억원에 비해 3개월 만에 70% 넘게 급증했다.

건설 경기 불황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유입세를 지속했다. 건자재 판매 감소로 대림비앤코의 창원·제천 위생도기 공장이 4월부터 한 달 간 멈출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현금 창출의 기반이 되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한 해도 유출되지 않았다. 지난해 OCF는 18억원으로 3년 중 최저값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OCF가 80억원 유입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 덕에 순현금흐름(NCF)도 지난해 연간 74억원 유출에서 올해 1분기 58억원으로 반등할 수 있었다.


최근 연속된 대림비앤코의 자사주 매입은 자금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다른 건자재 업체와 비교되는 행보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대림비앤코가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무렵 동화기업과 벽산은 자사주를 처분하는 공시를 했다. 목재소재 업체인 동화기업은 21일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50만주를 매각해 132억원을 마련했다. 유동성과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또 다른 건자재 업체인 벽산 또한 20일부터 25일까지 자사주로 갖고 있던 보통주 18만6200만주를 처분했다. 벽산은 노사관계 개선과 임직원 사기 진작 등을 위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했다.

대림비앤코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뒤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던 19일 4000원이던 대림비앤코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4265원으로 상승했다. 약 일주일 동안 5% 상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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