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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유상증자 보수 '짜도 너무 짜다' [IB 수수료 점검 ]요율 55bp, 실권수수료 사실상 '제로'…저가입찰 주도, 한국증권도 책임론

피혜림 기자공개 2020-05-28 14:33:3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상증자에 나선 제주항공이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주항공은 업계 평균치를 밑도는 수수료율을 책정한 것은 물론 실권주 인수에 대한 보수 또한 설정하지 않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은 탓에 녹록지 않은 딜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가 입찰을 주도하며 비정상적 수수료를 제시한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실적을 위한 IB 간 출혈 경쟁을 고려해도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장을 선도해야 할 대형 IB로서 무책임한 행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수료율 55bp 불과, 업계 빈축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7월 17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7월 14일과 15일 이틀간 AK홀딩스를 비롯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1214만 2857주에 대한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16일 실권주에 대한 일반 청약에 나선다. 증자 규모는 7월 10일 확정되는 단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딜의 인수 수수료로 모집총액의 55bp를 받는다. 증자 규모가 1700억원 가량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보수는 9억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향후 주가에 따라 발행가액이 확정된다는 점에서 최종 수수료는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업계 평균치를 고려하더라도 수수료율이 과소하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 수수료는 100bp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최근 수수료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낮은 수치다. 최근 유상증자에 나선 CJ CGV와 이수화학은 각각 90bp, 120bp를 책정했다.

◇실권 수수료 제거, 미매각 시 주관사 부담 심화

특히 제주항공은 사실상 실권 수수료를 없애 미매각 발생시 모든 부담을 주관사가 지도록 설정했다. 제주항공은 별도의 실권 수수료 없이, 확정발행가액이 액면가(5000원) 이하로 결정될 경우 잔액 인수금액의 15%를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제주항공 주가가 1만 8700원(25일 기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 유상증자 최초 이사회결의일 직전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모집예정가액 역시 주당 1만 4000원 수준이었다.

증권사는 실권 수수료를 통해 실권주 인수 부담을 상쇄한다. 실권주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을 경우 관련 해당 수수료가 없는 경우도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화두에 오른 시기라는 점에서 이같은 보수 책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 역시 실권 수수료로 잔액 인수금액의 8%를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주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보수 설정은 더욱 업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 회복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탓에 녹록지 않은 딜로 예상되지만 그에 대한 보수에는 박한 모습이다. 내달과 7월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유상증자 규모 감소로 수수료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시장 왜곡 주도?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유상증자 딜 주관사 맨데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비정상적 수수료 관행을 조장하는 요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은 별도의 인수단 없이 한국투자증권이 모든 물량을 주관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딜 수임에 목마르거나 부진한 IB가 아닌 하우스란 점에서 업계는 비판이 크다. 중소형사가 딜을 위한 것이었다면 한 차례의 일탈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초대형 IB로 손꼽혀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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