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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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DLS 긴급 점검]해외투자 '첨병'→고보수·치적용 상품 '변질'②'끝물' 상품 팔아 비이자수익 확대, 재판매 포석 상환장치 미작동 '부메랑'

최필우 기자공개 2020-05-28 13:04:11

[편집자주]

라임 무역금융펀드,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까지 잇따라 손실 위기에 처하며 국내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해외 기초자산은 대부분 파생결합증권(DLS) 비히클(Vehicle)이 씌워진 채 국내로 유입됐다. 최근 들어 DLS가 골칫거리로 인식되고 있지만 다양한 해외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순기능도 했다. DLS 등장 과정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에 대해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5: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투자 파생결합증권(DLS)의 등장을 누구보다 반긴 건 판매사다. 은행과 증권사는 예적금, 브로커리지 일변도 영업에서 탈피해 금융상품 중심 자산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상품 다양성 확보는 필수였다. 무궁무진한 투자 지역과 자산군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DLS는 안성맞춤 비히클(Vehicle)이었다.

도입 취지는 건전했으나 해외투자 DLS는 '치적용' 상품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판매사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전사적 마케팅에 지나치게 힘이 실렸다. 재판매에 유리한 구조화 작업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따른 부실은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 됐다.

◇'글로벌' 구호 맞춰 무리수, '빗겨간' 트렌드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DLS는 부실한 기초자산 뿐만 아니라 판매사의 과욕이 파장을 키운 사례다. 다수 판매사에서 지나치게 큰 규모로 오랜 기간 판매한 게 패착이었다.

이 상품은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은행과 NH투자증권에서 각각 560억원, 240억원씩 판매됐다. 소액이지만 현대차증권, SK증권도 판매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상품의 핵심 판매사로 각인된 신한금융투자는 뒤늦게 판매 대열에 합류했음에도 오랜 기간 판매를 지속해 3900억원을 웃도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다수 판매사가 이 상품에 열광한 건 너도나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상품 담당자는 고객에게 해외 투자 상품을 공급해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해외 상품을 발굴해 비이자수익을 쌓아야 유능함을 입증할 수 있는 체제가 된 것이다. 해외투자 DLS는 국내 상품에 비해 판매 보수가 높아 비이자 수익을 쌓기에도 적합했다.

당초 이 상품은 리테일 고객의 해외 대체투자 지평을 넓혔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초자산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 자산군이 아닌 부동산펀드라는 점도 가점 요인이었다. 국내 유입 초창기에 판매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매에 성공해 고객에게 수익을 안겼다.

문제는 한발 늦게 팔린 상품에서 발생했다. 해외 투자자, 국내 초창기 투자자들이 재미를 본 뒤 끝물에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만 피해를 봤다. 독일 현지 시행사의 부실을 확인했을 땐 이미 판매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져 있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며 상품 판매를 늘렸으나 정작 글로벌 트렌드는 빗겨간 셈이다.

DLS 형태로 국내에 유입된 무역금융펀드 역시 처음엔 '핫'한 반응을 이끌어 냈다. 상품이 수천억 규모로 판매된 후에야 글로벌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부실이 발생하는 정황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초반 흥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욕을 부려 '철지난' 상품 판매를 늘린 게 화를 키운 사례다.

증권사 관계자는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DLS는 판매 초반부터 문제가 있었던 상품은 아니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거쳐 국내에 한발 늦게 유입됐고 무리한 판매가 지속돼 파장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옵션·조기상환' 장치 미작동 '역풍'

DLS는 해외자산과 수익률을 연동시키면서 구조를 추가하는 게 가능하다.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만기를 정하거나 만기 이전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조기상환 장치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구조화 작업은 비교적 단순해 판매사가 요청하면 델타원 데스크가 만기와 상환 장치를 추가해준다.

구조화 작업을 거친 DLS는 상품성이 한층 강화됐다. 다만 옵션과 조기상환 장치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판매사의 과욕이 개입됐다. 판매사 입장에선 조기상환 후 같은 상품을 다시 판매하거나 다른 상품 판매를 유도하면 판매 보수를 늘리는 게 가능하다. 빠른 상환을 강조하면서 재판매를 위한 포석을 뒀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 DLS는 콜러블(Callable) 구조가 추가된 상품이다. 콜러블은 발행사가 유리한 시점에 옵션을 행사해 조기상환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 콜러블 조항은 만기가 되기 전에도 안정적인 상환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다. 이 때문에 상품 판매에 탄력이 붙는 건 물론이다. 결과적으로 이 옵션이 행사되지 못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홍콩 젠투파트너스 채권형 헤지펀드 기초 DLS는 당초 펀드와 DLS 수익률이 1대1로 연동되는 구조였다. 기초자산이 꾸준히 수익을 낸 덕에 재판매가 늘면서 투자 1년 후 행사 가능한 풋옵션이 추가됐다. 일정 기준가를 충족시키면 조기상환이 가능한 배리어(barrier)도 더해졌다. 변형된 구조는 상품 흥행을 이끌었으나 약속된 풋옵션 행사와 조기상환이 이행되지 못하면서 고객들의 원성이 더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판매사는 상품 회전율을 높여야 수익을 늘릴 수 있다"며 "짧은 만기나 조기상환 장치에는 판매사의 재판매 의도가 반영돼 있다는 점을 투자자가 의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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