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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DLS 긴급 점검]'겹겹이' 포장 추가, 투자자 비용부담 '가중'③'4~5개' 사업자 수수료 수취, 실수익률 저하…고위험 기초자산, '중위험' 상품 둔갑

최필우 기자공개 2020-05-29 13:01:30

[편집자주]

라임 무역금융펀드,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까지 잇따라 손실 위기에 처하며 국내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해외 기초자산은 대부분 파생결합증권(DLS) 비히클(Vehicle)이 씌워진 채 국내로 유입됐다. 최근 들어 DLS가 골칫거리로 인식되고 있지만 다양한 해외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순기능도 했다. DLS 등장 과정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에 대해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7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거 부실이 발생한 해외투자 파생결합증권(DLS)의 과도한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 기초자산이 국내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가공되는 과정 곳곳에서 비히클(Vehicle)이 추가돼 투자자가 떠안아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델타원 데스크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따른 합리적 수수료도 있지만 유통 채널을 거치면서 추가되는 수수료도 존재한다. 고위험 기초자산 투자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줄자 안정적인 상품으로 포장돼 판매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딜 소싱 주체 '판매사', 참여 사업자 확대 '불가피'

해외 기초자산이 국내 리테일 고객에게 공급되려면 4~5개 사업자를 거쳐야 한다. 역외 자산운용사, 델타원 데스크, 판매사는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해외 브로커가 국내 금융사가 접하기 힘든 기초자산을 델타원 데스크 또는 판매사에 추천하는 경우도 많다. 특정금전신탁이 아닌 펀드로 판매되면 국내 자산운용사도 추가된다.

역외펀드를 금융위원회에 등록시키지 않고 우회해 들여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 단계를 거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상품화에 참여하는 사업자가 많아질수록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가 커지기 때문이다.


판매사가 딜 소싱 주체가 되면서 상품화에 참여하는 사업자가 늘어난다. 판매사는 브로커 등을 통해 기초자산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를 구조화하는 기능은 없어 델타원 데스크에 DLS 발행을 요청해야 한다. 델타원 데스크가 기초자산을 소싱하고 당사 판매 채널에 상품을 공급할 때에 비해 사업자가 1곳 추가된다.

판매사의 어떤 부서가 기초자산을 발굴했느냐에 따라 비히클이 추가되기도 한다. 신탁부는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델타원 데스크가 발행한 DLS에 투자할 수 있다. WM 조직은 신탁업을 영위하지 않기 때문에 운용사를 섭외해 DLS를 편입할 펀드, 즉 파생결합펀드(DLF)를 별도로 설정해야 한다.

국내 금융사 내부 조직간 경쟁이 고착화된 탓에 비히클이 추가되는 경향도 있다. 판매사 영업 조직은 자사가 아닌 타사 델타원 데스크에 상품 구조화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상품 흥행에 대한 공로를 독식하기 위해서다. 경쟁사 영업 조직 업무를 뒷받침하는 자사 델타원 데스크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영업 조직간 경쟁도 존재한다. 펀드 개발 조직은 경쟁 구도인 신탁 조직에 기초자산을 넘기기보다 외부 운용사를 섭외해 펀드를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수수료는 실수익률을 낮춰 투자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해외투자 DLS 상품화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은 기여도에 따라 수수료를 조율하기 때문에 총 보수에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사가 기초자산을 발굴하면 판매 보수를 높이고 델타원 데스크의 발행 수수료를 낮추는 식이다. TRS 기법을 쓰는 등 델타원 데스크의 역할이 부각되는 딜의 경우 운용보수나 판매보수를 낮춘다.

반론도 있다. 해외투자 DLS 상품화 과정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 기초자산 기능을 하는 역외펀드 운용보수,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소개비용 등 해외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수수료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사업자 수를 최소화해야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위험 중수익' 마케팅, 알고 보니 '고위험 고수익'

각종 수수료가 쌓이면서 해외 기초자산과 국내에 소개되는 상품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누적 300~400bp 보수가 발생하면 실수익률은 3~4% 낮아진다. 해외투자 DLS는 대부분 연 3~7%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소개돼 왔다. 실상은 두 자리 수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위험 자산을 기초로 삼고 있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델타원 데스크가 안정성 강화 장치를 추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수수료를 수취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 DLS에 조기상환이 가능한 콜러블(Callable) 옵션이 추가되고 홍콩 젠투파트너스 채권형 헤지펀드 기초 DLS에 풋옵션이 더해진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정성 강화 장치는 정작 위기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조화 된 상품이라고 해서 위험 부담이 덜하지 않다는 게 일련의 금융 사고로 입증됐다"며 "구조화 과정에서 추가된 장치가 아예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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