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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잦은 장기 CP 발행…장단기 자금시장 왜곡 이달 3500억 발행…경제적 실질 채권, 일괄신고채 한도 충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6-04 15:31:0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13: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는 일괄신고제 등 장기 채권 발행 여력이 충분하지만 꾸준히 장기 CP로 조달을 이어오고 있다. 장기 CP의 경제적 실질이 사실상 회사채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단기금융상품의 취지에 맞지 않게 조달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이달 11일 35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다. 만기는 2년과 2년 3개월, 2년 5개월로 나눠 각각 1500억원, 1500억원, 500억원을 배정했다. 롯데카드의 CP 신용등급은 'A1'이다. 키움증권이 발행 업무를 맡았다.

롯데카드는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간편한 회사채 조달이 가능하지만 꾸준히 장기 CP를 발행하고 있다. 1일 기준 롯데카드의 만기 1년 이상 장기 CP 발행잔량은 8150억원으로, 롯데카드가 발행한 CP 잔액(1조 8650억원)의 43%에 달한다. 이중 4600억원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발행한 장기 CP였다. 이달 11일 3500억원을 추가로 발행 시 장기 CP 잔량은 1조원을 넘어선다.

장기 CP는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동일해 단기금융시장을 왜곡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만기 1년 이상 CP 발행시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이유다. 대신 공모 회사채처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치진 않는다. 주관사와 인수단이 발행량 전부를 인수하는 구조다.

절차적 측면에서 본다면 일괄신고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롯데카드가 굳이 채권 대신 장기 CP를 발행할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롯데카드는 올 2월 일괄신고서 제출로 연내 1조 5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달 2일까지 일괄신고로 조달한 자금은 6200억원 규모로, 발행 한도 역시 충분한 상황이다.

롯데카드 측은 조달 다변화 등을 위해 장기 CP 발행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카드사는 조달 안정성 등을 위해 장기 CP를 활용하고 있다. 롯데카드를 비롯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역시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시장 분위기에 따라 조달 변동성이 높아지는 탓에 절차적 편의성보다 발행 수단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카드 측은 "자금조달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장기CP를 발행하고 있다"며 "6~7월 만기 도래하는 장기 CP를 대체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달 안정성을 위해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장기 CP는 정상적인 공모가 아닌, 사실상 투자기관에서 사모 성격으로 제공하는 것과 다름없는 조달 방식"이라며 "단기금융상품의 도입 취지와 어긋나게 CP가 변칙적인 방법으로 사용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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