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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비상장 물납주식' 매입 허용...실효성은 '주주 리스크' 위험 내재 매물 기피 대상, 흥행 부정적 기류

양용비 기자공개 2020-06-03 08:16:1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비상장 물납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된 벤처캐피탈 업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량 기업 주식이라면 투자를 적극 검토하겠지만 수많은 리스크가 내재된 만큼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목소리다.

정부가 1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벤처캐피탈은 하반기부터 수의로 비상장 물납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정부는 은행·보험사에도 비상장 물납주식 매각을 추진한다.

비상장 물납주식은 금전 납부가 불가능한 납세자가 상속세·증여세법 제73조에 따라 납부한 비상장 기업 주식을 말한다. 정부는 현재 비상장 물납주식을 물납자 위주로 매각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투자설명회를 통해 은행이나 보험사, 벤처캐피탈에게 구주 매각을 추진한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비상장 물납주식 대부분이 전통 제조업에 집중돼 있어 현재 벤처캐피탈의 주목적 투자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기업 대주주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면 인수 후 회수 과정에서 어려움도 예상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매년 산업은행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 공개매각 입찰도 흥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정책기관·공공기관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미회수 업체의 수가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 물납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벤처캐피탈 업계가 매입을 기피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정부에 물납된 337개 비상장법인 가운데 휴·폐업 중인 기업은 154개(46%)이다. 비상장 물납주식의 절반가량은 사실상 팔기 어려운 셈이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비상장 물납주식의 경우 주주 리스크가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떤 기업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 투자보다 보수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 일부에선 주목적 투자 제한을 완화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 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세컨더리 펀드는 타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벤처기업의 구주만을 매입할 수 있다. 다만 이마저도 우량기업에 한해 투자 검토를 하겠다는 설명이다.

세컨더리 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아직 비상장 물납주식을 어떤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도 “다각도로 검토해 본 뒤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이라면 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며 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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