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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는 펀딩중" 사모대체 출자 사업 이모저모 운용사 선정에 이변…결과 불복 헤프닝도

노아름 기자공개 2020-06-05 09:53:4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4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출자자(LP)의 사모대체 분야 블라인드 펀드 출자가 속속 이뤄지며 큰손 기관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운용사(GP)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목표 결성액에 맞춰 펀드 클로징을 앞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부터 첫 블라인드 펀드 결성 포문을 열기 위해 분주하게 뛰는 운용사가 다양해 펀딩 작업은 올 상반기 PE업계의 공통된 화두 중 하나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현재까지 10곳 안팎의 기관이 대체투자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모집을 마무리했다. △사학연금 및 산재보험기금(출자액 각 500억원) △공무원연금 및 행정공제회(각 400억원) △수출입은행(각 300억~450억원) △건설근로자공제회(각 250억원) △군인공제회(각 200억원) △총회연금(각 100억원) △산업은행·성장금융(리그별 출자액 상이) 등이 자금을 풀었다.

운용사 선정은 국내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뷰티 콘테스트 방식으로 이뤄졌다. 뷰티 콘테스트란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위한 공개선정 절차를 뜻하며, 크게 서류심사와 대면심사로 나뉜다. LP들이 출자할 수 있는 재원이 한정적이다 보니 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개경쟁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학연금은 최근 뷰티 콘테스트를 거쳐 복수의 PEF 운용사에 수백억원씩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계획된 절차에 따라 심사가 이뤄졌지만 결과에 불복한 운용사의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에 따라 이사장의 지시로 선정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재검토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확인 결과 출자 확약서(LOC) 발급 등의 후속 절차는 큰 문제없이 이뤄졌다.

과거에도 블라인드 펀드 출자 과정에서 이러한 헤프닝은 종종 눈에 띄었다. 기관들의 출자가 절실할 수 밖에 없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탈락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기에 공정성 시비는 늘 거론돼 온 이슈이기도 하다.

2년만에 대체분야 출자에 나선 수출입은행은 블라인드 출자를 진행하기에 앞서 심사 항목과 평가기준 및 절차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언을 시장 관계자로부터 받았다. 이후 심사 진행 과정에서 위탁운용사 가시권에 오른 곳들의 면면이 거론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수출입은행이 오랜만에 단행하는 출자 사업인 만큼 다른 LP로부터 출자 확약을 많이 받은 운용사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영참여형 사모투자펀드 분야에서는 낯선 인터베스트가 뽑혔다.

사실 국내 기관들의 출자방식은 PE업계의 오랜 화두거리이기도 하다. 뷰티 콘테스트에 대한 실효성에서부터 지속에 대한 찬반까지 여러 의견이 오간다. 익히 이름이 알려진 하우스일수록 트랙레코드 기반 정량평가 점수가 높아 뷰티 콘테스트에서 기관의 선택을 받기 쉽다는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외부 투심위원 설득은 프리젠테이션(PT)에서 좌우되기 때문에 제로베이스에서 심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공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다만 최근 들어 전통적인 뷰티 콘테스트 방식에서 벗어나는 시도도 심심찮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부문을 세분화해 신진 운용사의 등용문을 넓히거나 출자방식을 다양화해 각각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는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경우 뷰티 콘테스트보다 출자자들의 시간과 노력이 더 투입되어야 해 번거롭다고 여겨지지만 펀딩 수요가 있는 운용사들로부터 환영받는 분위기다.

새마을금고는 블라인드 펀드 수시 출자를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특징적인 점은 공개적으로 공고를 올리고 서류접수 등 절차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펀드 결성 수요가 있는 운용사를 개별적으로 찾아 지원의사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 기관은 오는 하반기 정기 블라인드 펀드 출자 계획도 잡아두고 있다. 수시·정시 병행 출자는 이례적인 시도로 꼽힌다.

물론 특정 출자방식을 두고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수시 출자의 경우 기관과 운용사 간 친분관계에 따라 제안을 받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나뉠 수 있어 객관성 시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기 출자는 별도로 지원자격 제한을 두지 않는 경우 접수 운용사가 몰릴 수 있어 수시 출자에 비해 LP의 업무과중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숫자가 점차 늘어나며 펀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방식을 보완하기 위한 출자자들의 고민도 엿보인다”며 “뷰티 콘테스트 등 정형화된 출자보다는 여러 방식이 시도되고 있어 다양한 출자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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