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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시장 '극일' 노리는 현대차, LG화학 덕볼까 [자동차산업 리포트]인니 니켈 생산량 1위 등 양사 합작사 설립 전망…일본 완성차 철옹성 극복 과제

김경태 기자/ 박기수 기자공개 2020-06-26 08:46:35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정몽구 회장과 고 구본무 회장 시기에 합작사 에이치엘(HL)그린파워를 설립해 협력해왔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회동하면서 추가적인 대규모 공동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완성차업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장악한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해 불가피한 '극일(克日)'을 LG그룹과 함께 이뤄낼지 주목된다.

◇그룹 대규모 공동투자 기대감 커…인니 합작사 설립 전망

올해 초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이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충남 당진에 설립하는 방안을 골자로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양사는 최종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의 회동이 성사되면서 공동투자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유력한 후보지는 인도네시아다. 사측에서는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출처: 현대차, 단위: 백만원

인도네시아는 최근 현대차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현대차는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3년에 걸친 치밀한 시장 조사를 거쳐 공장 설립을 최종 확정했다. 정 부회장이 작년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면담한 뒤 투자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작년 8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제조 및 판매를 하는 법인(HMMI·PT. Hyundai Motor Manufacturing Indonesia)을 설립했다. 11월에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방한했는데 현대차 울산 공장도 직접 방문했다. 정 부회장과 만나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2030년까지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 최초로 완성차 공장을 건립한다. ‘델타마스 공단’에 양산차 공장을 지어 2021년 말에는 한 해 15만 대의 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에 HMID(Hyundai Motors Indonesia)를 신설했다. 최초 출자로 1000만달러(118억원)을 투입해 지분율 99.99%를 확보했다. HMID는 완성차와 부품을 판매하는 법인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 현지 사업환경 고려 LG화학 협력 거론…'극일' 속도전

현대차는 그간 해외에 진출할 때 그룹 부품 계열사, 외부 협력사와 동반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인도네시아 진출도 마찬가지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오토에버 등이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 비중이 40% 이상이면 아세안 지역 안에서 완성차를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런 사업 환경을 고려하면 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LG화학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지 금융권에서는 현대차와 LG그룹의 협력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생산량과 매장량 세계 1위다. 그런데 지난해 8월 니켈 원광 수출금지 예정일을 계획했던 2022년1월보다 2년 앞당긴 올해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국가 이익을 제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이런 점에서 배터리 강자인 LG화학도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완성차와 손잡을 필요성이 있었다. 현대차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LG그룹은 이미 LG전자, LG상사 등 계열사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어 현지 사정에 밝다는 것도 강점이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대차와 LG가 인도네시아에서 협업하는 내용이 나오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게 이곳의 판단"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출처: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GAIKINDO), 기준: 2019년 연간 판매량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완성차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현지에서 일본차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다. 도요타, 다이하쓰, 혼다, 미쓰비시, 스즈키 등이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해 일본차의 아성을 반드시 깨뜨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1위인 LG화학을 합작사 파트너로 삼으면 '극일'에 속도 낼 수 있다.

두 그룹의 투자는 현지 산업 발전을 추구하는 인도네시아 정계와 재계도 흡족하게 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그간 시장은 장악하면서 기술 이전과 시장 발전에는 소극적인 일본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한국을 새로운 파트너로 주목하면서 작년 11월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최종 타결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작년 8월 2륜이상의 전기차산업을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로 교통을 위한 배터리식 전기차 프로그램 촉진법도 공포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2025년까지 40만대의 전기차가 생산돼 현지 자동차 총생산의 20%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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