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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대체 리그제 폐지 국민연금, 안정성에 '방점' 중대형사 위주 선정…소형 운용사 소외 아쉬움

한희연 기자공개 2020-07-02 14:04:5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1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그제 폐지로 관심을 모았던 국민연금의 올해 사모대체 위탁 운용사 선정 결과가 공개됐다. 3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컨테스트에서 국민연금은 결국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자금을 맡길 운용사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두달간의 심사 결과 올해 국내 사모투자 부문 위탁 운용사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맥쿼리자산운용,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를 낙점하고 이를 통보했다. 국민연금은 이들 운용사에 8000억원을 배분해 출자할 예정이다.

올해 국민연금의 뷰티컨테스트는 기존과 달리 '리그제'를 폐지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끌었다. 그 동안 국민연금은 운용사의 '체급'에 따라 리그를 나누고 구획 내에서 지원 운용사들이 경쟁을 하는 구도로 출자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리그제를 없애고 운용사 재량껏 원하는 규모와 전략을 제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사모투자 시장이 어느정도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고, 옥석가리기를 시도해도 될 정도로 국내 운용사들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판단하에 이같은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역량있는 PE가 능력을 마음껏 입증한다면 운용 규모와 업력에 상관없이 출자를 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해 '무한경쟁' 체제를 조성한 것이다.

실제 이번 출자사업에는 15군데 정도의 운용사가 지원해 상당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무한경쟁 체제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인지 이번 컨테스트에는 신생보다는 어느정도 시장에서 평판을 인정받았다고 여겨지는 PE들이 다수 지원했다.

서류평가 결과 숏리스트에는 10군데의 운용사가 포함됐는데 나름 시장 내에서는 경쟁력 있다고 평가받는 곳 위주로 구성됐다. 국민연금은 이들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사와 프레젠테이션(PT) 평가 결과를 종합해 최종 운용사를 선정했는데, 최종 명단에 감안하면 숏리스트 중에서도 업력과 규모 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곳 위주로 뽑았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등 여파로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민연금도 결국 안정적인 운용수익률에 방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부침을 겪었더라도 안정적인 수익률 실현을 증명한 운용사에 평가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국민연금의 위탁사 선정은 내외부 평가위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뤄지고 있다.

다만 무한경쟁체제 하에서 국민연금이 계속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위탁사를 선정하게 될 경우 중소형 운용사들이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일부 나온다. 이전에는 리그를 나눠, 적은 규모라도 중소형 운용사들이 출자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줬다면 이제는 그런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그제를 폐지했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견됐지만, 팬데믹 등이 우려되는 와중에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출자에 부담이 없는 대형사 위주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률과 트랙레코드로 평가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긴 하지만,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대형사와 동등한 지위에서 이를 역량을 입증하기엔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과가 우수한 운용사의 경우 리그제 폐지로 인해 국민연금의 출자 기회가 사라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민연금의 출자사로 선정됐다는 것은 업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허들을 뛰어넘었다고 인정받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용사간 체급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경쟁을 벌이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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