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7(금)

전체기사

'발등에 불' NH·한국증권 "사모펀드 명세서 다 내라" 옵티머스 사태 계기, 금융당국 앞서 선제적 '전수조사'...부실펀드 발견·사고펀드 대응

김수정 기자공개 2020-07-06 08:06:3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3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자사와 거래 중인 헤지펀드 운용사 전부로부터 펀드 재산 명세서를 제출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수조사와 별도로 추진 중인 조치다. 판매사의 펀드 명세서 열람은 엄밀히 따지면 권한을 벗어나는 일이지만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실펀드를 미리 발견하고 혹시 모를 펀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펀드 명세서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말부터 판매 계약을 맺은 자산운용사들에게 신탁재산명세부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신탁재산명세부는 자산명칭과 매입 가격, 매입 시기 등 특정 펀드에 편입된 재산에 관한 사항이 기입된 문서다. 운용사는 사무관리수탁사 시스템을 통해 해당 문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한 대형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 이후 메이저 판매사들이 사모 운용사들에게 신탁 명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제출 요구에 반드시 응할 필요는 없지만 문제가 없다는 걸 입증하고 판매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요구에 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판매사는 펀드 명세서를 열람할 수 없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를 방지하고 자산운용사 자율성을 보장하는 취지로 사모펀드 관련 법이 완화되는 과정에 판매사와 수탁사의 운용사 감시·견제 기능도 자취를 감췄다. 다만 수익자는 판매사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운용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신탁재산명세부를 제공받을 수 있다.

판매사들이 신탁재산명세서를 요구하는 건 그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금융당국의 전수조사와는 별개의 조치지만 완전히 무관하진 않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을 위한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3년 간 전문사모 운용사 223곳을 전수 검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로부터 신탁재산명세부 제공 요청이 들어오면 보통은 응하지 않고 응하더라도 주식형 펀드의 최근월 말 기준 비중 상위 종목 정도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며 "다만 이번에는 전수조사 얘기도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명세부를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작년부터 신탁재산명세부를 제출하지 않은 자산운용사와는 판매 계약을 맺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거래 상대방인 운용사들의 저항이 컸지만 애초에 미심쩍은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 위해 펀드 명세서를 받기 시작했다. 최근엔 이미 펀드 명세서를 제출한 운용사도 예외 없이 명세서를 재차 제출 받고 있다.

판매사들이 펀드 명세서를 받는 건 펀드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 지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미리 잡아내고자 하는 취지다. 업계에선 이 과정에 부실 펀드가 무더기로 수면 위에 떠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운용사로부터 펀드 명세서를 받는 기류가 판매사 전반으로 확대될 여지도 크다.

한 사모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시 판매사 측 과실이 없다는 걸 입증하려면 명세서를 받아 놔야겠다는 판단이 확고해 졌다"며 "금융당국 측 전수조사 방안과 별개로 명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안정적인 관공서, 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한 뒤 해당 펀드에 모인 자금을 대부업체나 비상장사 등 엉뚱한 곳에 투자한 의혹을 받는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최대 판매처인 NH투자증권은 이를 인지하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을 고발했다. 현재 투자자 피해 최소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주요 판매사 중 한 곳인 한국투자증권도 투자자 대응책을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4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