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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 겸직 제한…제2금융권 이사 확충 '딜레마' 금융지배구조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은행과 같은 잣대' 불합리 지적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0-07-07 08:14:49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1: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두고 제2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감사위원의 이사회 내 위원회 겸직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총자산이 5조원을 겨우 넘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은행과 같은 잣대로 사내·사외이사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6일 금융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법률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최근 회부됐다. 2018년 9월 국회에 제출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된 안을 재추진하는 사안이다.

정무위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법령을 공포한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고, 일부 개정 규정은 1년 뒤부터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국회 구성이 여당 위주로 이뤄진 만큼 이르면 연내 통과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일부 발췌

개정안에는 감사위원의 독립성·전문성 제고와 관련된 부분이 포함됐다. 감사위원의 최소 임기(2년)를 보장하되, 감사위원과 상근감사는 6년을 초과해 재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문제는 감사위원이 보수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제외하면 이사회 내 위원회 겸직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데 있다. 당국은 직무 전념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지만, 이사회가 지나치게 비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금융회사는 이사회 내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이는 법적 최소 기준일 뿐 대다수 금융사는 필요에 따라 이사회 내 위원회를 추가로 꾸리고 있다. 이 와중에 감사위원 겸직을 제한하면 상당수 금융사가 사외이사를 확충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원회마다 사외이사가 최소 2명씩은 소속돼야 하는데 겸직을 제한하면 그에 맞춰 사외이사 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감시와 견제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사외이사만으로도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려면 사내이사도 추가로 늘려야 한다. 그렇다고 이사를 무턱대고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사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비용 부담도 커질뿐더러 조직 안정성도 떨어질 수 있다.

은행보다 규모나 여력이 훨씬 작은 제2금융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본부 단위로 총괄해야 하는 임원이 산하에 10~15명 정도를 둔 팀장이나 부장 수준으로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총자산 5조원 미만인 금융투자회사, 종합금융회사, 보험사, 여전사와 총자산이 7000억원 미만인 저축은행 등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현재 30개 보험사, 21개 여전사와 29개 저축은행이 은행과 동일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적용받고 있다.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취합(기준=2020년 1분기, 단위=백만원)

자산 규모나 직원 수 등을 고려할 때 개정안이 2금융권의 경영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일례로 자산이 6조원을 넘어도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KDB산은캐피탈은 직원 수가 236명에 불과하다. 사외이사는 총 3명인데 모두 감사위원을 맡고 있어 추가 선임이 불가피하다. 직원 수는 107명에, 사외이사 3명 전원이 감사위원인 미래에셋캐피탈도 같은 규제를 받아 법안 통과 시 이사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캐피탈업체 관계자는 "사내·사외이사의 비율을 적절히 맞춰야 내실 있는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일시에 이사 수를 늘리면 경영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당국이 은행 중심으로 정책을 고려해 2금융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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