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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투자 '보수적 기조' 바뀌나외형성장 주도한 에너지솔루션, 수익성 '과제'…공격 투자 나설지 '관심'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14 08:39:55

[편집자주]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그룹 총수가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연쇄 회동을 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수 있는 '바로미터' 이벤트였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 지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 간 협업과 동맹이 '코리안 어벤저스'로 진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낙점한 뒤 삼성SDI의 기조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였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았기에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서지 않았다. '캐시 카우' 역할을 하는 전자재료와 소형전지 사업부문의 이익규모와 이익률을 감안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 규모를 조정했다.

4차 산업혁명 파고 속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 간 이합집산을 통한 서바이벌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초청한 배터리 회동은 이같은 글로벌 업계 지형 변화를 감지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지난해 전자재료부문 이익률 20% 육박, '캐시카우' 역할 톡톡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0조97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의미가 컸다. 다만 2014년 목표로 내세웠던 2020년 매출 29조원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당시 삼성SDI는 기존 배터리사업 중심에서 제일모직 소재사업을 흡수하면서 고속 외형 성장을 기대했다.

삼성SDI는 소형전지, 중·대형전지 등을 생산 판매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 판매하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SDI의 매출 성장은 에너지솔루션부문이 이끌고 있다. 2017년 기준 에너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4조3323억원, 전자재료는 2조142억원을 기록했다. 비중은 각각 68%, 32%였다. 전체 매출에서 에너지솔루션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7조7193억원, 전자재료는 2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솔루션 매출 비중이 76%로 커졌고, 전자재료는 24%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6년 3430억원 수준이었던 에너지솔루션부문 매출은 2019년 7조7190억원으로 3년 만에 12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자재료부문 매출은 1조7710억원에서 2조3780억원으로, 30% 성장했다.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으로 따지면 전자재료부문이 효자다. 전자재료부문은 2016년 1780억원, 2017년 2250억원, 2018년 3180억원으로 꾸준히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070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에너지솔루션은 2018년 이전까지 내리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260억원, 2015년 4960억원, 2016년 1조10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영업손실 규모가 1090억원으로 축소된 데 이어 2018년 마침내 39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50억원으로 다시 축소됐다. 다만 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관련 충당금 인식(약 2000억원)에 의한 비경상적 요인에 기인했다.


전자재료부문의 높은 수익성은 영업이익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재료 영업이익률은 10%가 넘는다. 2016년 10%, 2017년 11.2%, 2018년 14.4%, 지난해는 17.1%로 역대급 이익률을 자랑했다. 반면 에너지솔루션부문은 흑자로 전환한 2018년 영업이익률이 5.7%였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7%에 그쳤다.

◇전자재료부문서 번 돈으로 배터리 투자…M&A 거래 추진 '관심'

삼성SDI의 고민은 여기에 있었다.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톱티어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미래 성장성만 믿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섣불리 단행하기에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에너지솔루션부문도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보다는 소형전지가 수익성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는 2차전지사업(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7조71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사인 LG화학은 8조3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만 보면 LG화학이 우위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삼성SDI가 53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LG화학은 45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소형전지사업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중대형 전지사업(전기차 배터리)의 영업적자를 상당부분 상쇄했기에 가능한 숫자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1조6539억원을 생산시설 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썼다. 부문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에너지솔루션 1조5896억원, 전자재료 643억원이다. 에너지솔루션, 특히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 쏟아부은 금액이 전자재료의 3배에 가깝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가 여전히 '돈 먹는 하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인 삼성SDI는 증설 및 연구개발을 위한 사업 확대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2년 전 삼성SDI는 향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인수합병(사업결합) 등을 통한 사업부 확대를 진행 및 계획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성사된 M&A 거래는 없다.

그렇다고 삼성SDI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 올해 삼성SDI의 2차전지사업 예상 자본적지출은 약 1조~1조5000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투자규모가 가장 작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보수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왔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향후 투자 전략이 변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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