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자산운용, 문 닫는다 적자 지속 부담, 항공기 펀드 실패 영향…금융위 "폐업 절차 진행 파악"
정유현 기자공개 2020-07-16 08:21: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기자본 7억원 미만으로 퇴출 위기에 직면했던 정우자산운용이 폐업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초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는 등 부실 운용사 꼬리표를 떼려는 노력에 나섰지만 지속된 적자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천억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 펀드 설정을 위해 공을 들였지만 사모펀드 업황 악화 등의 여파로 실패한 것이 폐업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우자산운용이 폐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문사모업 라이선스를 받은 운용사가 폐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정하는 공고 방식에 따라 신문을 통해 폐업일 30일 이전에 공고를 진행해야 한다. 이후 금융위에 폐업 신청 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우자산운용은 2018년 3월 정우자산으로 설립됐다. 지분 95.6%를 보유한 이승환 대표이사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7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마친 후 정우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8년 12월 특별자산 관련 자문 및 컨설팅에 대한 부수업무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도 특수목적법인(SPC) 및 이에 준하는 SPC 자산관리 및 운용에 대한 부수업무를 진행했다.
운용 업계에 정우자산운용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 퇴출 패스트트랙 도입을 예고하면서 이름이 자주 거론됐다. 이 제도는 자본금 유지조건이 미달하는 부실 운용사에 대해 금융감독원 검사나 제재심의위원회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금융위에 신속하게 상정·퇴출하는 제도다. 전문사모운용사 중 자기자본 7억원이 미달하거나, 운용역 3명이 없는 등 둘 중 하나의 경우만 해당돼도 퇴출 대상이다.
정우자산운용은 설립 후 9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며 지난해 말 기준 순손실이 9억6580만원에 달했다. 자본 총계 4억2927만원, 순자본총계(자본총계-부채총계)가 2억2029만원으로 전문사모업 등록 유지를 위한 기준에 미달하며 퇴출 위기의 운용사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1월 자본금 증자에 나서며 기준 충족을 위한 노력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자본금이 23억원에서 27억원으로 확대됐다. 자본금은 늘었지만 자본총계는 4억5520만원으로 여전히 최소 요건을 갖추지 못해 퇴출 패스트트랙 도입 후 퇴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2019년 말 2억원대였던 부채총계가 3개월만에 36억원 대(3월 말 기준)로 확대되며 순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결정적인 사건으로 항공기 펀드 설정 무산이 꼽힌다. 정우자산운용은 항공기 투자 펀드 설정을 위해 지난해 운용역 채용에 나서는 등 꾸준하게 준비를 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수천억원대 규모로 설정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업황 악화뿐 아니라 헤지펀드 투심 냉각 등 겹악재로 딜이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요건을 맞춰 등록을 유지하고 펀드를 조성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려고 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며 결국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롭게 영업 수익이 창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 당국이 매달 최소 자본 요건을 점검해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큰 규모로 항공기 펀드 준비했는데, 이 딜이 깨지면서 결국 폐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원들도 현재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우자산운용이 폐업 절차에 나서며 188억원 규모로 운용중인 '정우신기술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도 타 운용사로 이관을 마쳤다. 수익자인 기관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라 최근 라이노스자산운용으로 펀드가 이관됐다.
라이노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사가 폐업하기로 결정하면서 기관투자자 요청에 따라 이관을 받았다"며 "이미 투자 자산이 담겨 있는 만큼 라이노스운용은 관리 역할만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도 정우자산운용의 폐업 관련 절차를 파악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폐업은 절차를 거쳐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라며 "정우자산운용이 금융위 쪽에 직접적인 절차 개시를 위한 접촉은 없었으나 폐업 공고 이후의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Company & IB]조달 '막바지' 롯데그룹, 롯데케미칼에 쏠리는 눈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심혈관 질환 타깃' 카리스바이오, iPSC-EC 임상 본격화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꿈비 박영건 대표, 첫 콜옵션 카드 손에 쥘까
- '200억' 실탄 조달 꿈비, 적자에도 투심 '이상무'
- [에뛰드는 지금]재무 지표 안정화, 배당 재개 '시기상조'
- [에뛰드는 지금]내실 성장 기조 안착, 위기 속 '효자' 복귀
- [캐시플로 모니터]빙그레, CAPEX 대폭 확대에도 현금 더 쌓았다
- '알짜배기' 계열사 동원홈푸드, 유보율 4000% 돌파
- [동원그룹은 지금]10조 매출과 엇박자 '밸류에이션', 저평가 해소 '고심'
- [동원그룹은 지금]김남정 회장 'M&A 새 챕터' 준비, 시너지 효과 '방점'
- '이유 있는 적자' 무신사, 빌드업 발판 마련
- [뉴(new)농심 전략 점검]글로벌 매출 40% 육박, '이익률 6%' 3년만에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