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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크레딧 '젊은피' 기민수 마이다스에셋 채권운용본부장크레딧 강점 보유한 채권계 융합형 인재 평가, 채권 비즈니스 확장 '미션'

정유현 기자공개 2020-07-27 15:09:2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일지십(聞一知十)'. 논어 '공야장(公冶長)' 편에 나오는 말로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는 뜻이다. 성일환 DB자산운용 CIO가 기억하는 후배 기민수 마이다스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사진)의 타고난 재주를 칭찬한 말이다. 기 본부장의 신입사원 시절부터 본부장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 항상 멘토로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은 영특함과 특유의 친화력이 뒷받침된 가르칠 맛이 나는 후배였기 때문이다.

채권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운 기 본부장은 10여 년 간 빠른 습득력을 바탕으로 크레딧 분석의 젊은피로 떠올랐다.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 관심을 두고 발로 뛰며 채권 매니저로서 단단한 내공이 쌓였다. 주식에 대한 호기심에 잠시 진로를 변경했지만 잠깐의 외도를 채권 매니저로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

빠른 시간 본부장 자리에 올랐지만 과한 욕심을 컨트롤 하며 후배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있다. 즐거움이 곧 성과라는 철학하에 구성원의 실력을 키우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민한다. 후배들의 성장이 본인 뿐 아니라 채권 운용 업계의 미래라는 생각에서다.

◇성장 스토리: 취준생 시절 '피터 린치'에 심취, DB자산운용서 첫 발

기민수 본부장은 대학생 시절 동아리 회장을 역임하는 등 시쳇말로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로 통하던 인물이었다. 대학생으로서 활발한 사회생활을 이어갔지만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경영 학도였던 기 본부장은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피터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을 접했다. 펀드 매니저들의 성공기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대표적인 클리셰라고도 볼 수 있지만 기 본부장이 진로를 정하게 된 것은 이 책의 영향이 컸다.

책을 읽다 보니 기 본부장은 주식 투자가 쉽다고 느껴졌다. 펀드 매니저로 진로를 정한 후 마지막 학기에 기업분석과 가치, M&A 등 관련 경영학과 수업을 수강했다. 이후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우연히 D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에서 신입사원 수시 채용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면서 채권 매니저의 길에 접어들었다.

DB자산운용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분석해 채권의 만기 상환 가능성을 평가하고 신용등급이 오르는지, 떨어지는지 등 관련 내용을 분석하는 걸 배우기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8년 금융 위기를 꼽는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였던 기 본부장은 당시 건설 업체들이 미분양으로 신용도가 하락하는 국면을 보면서 사업 현장마다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며 정보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신용 분석 부문에 대한 흥미와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터 린치에 영향을 받아 업계에 발을 들인 만큼 주식 운용에 대한 갈증은 여전했다. 디멘젼투자자문으로 적을 옮긴 것도 주식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었다. 디멘젼투자자문에서 멀티에셋매니저로 거듭난 기 본부장은 2박 3일 기업 탐방을 다니는 등 전국의 기업을 방문했다. 다양한 산업과 기업을 둘러보면서 자신만의 뷰도 확립하며 크레딧 매니저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시야를 넓혔다.

디멘젼투자자문에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흥국자산운용으로 둥지를 옮긴 것은 성일환 CIO 영향이었다. 성 CIO가 흥국자산운용의 채권운용본부장으로 이직을 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주식보다 채권에 적성이 맞다는 것을 깨달았던 기 본부장은 멘토의 부름에 한달음에 달려갔고 팀워크를 통해 다양한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이후에도 성 CIO의 움직임에 맞춰 고향인 DB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가 현재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 뿌리를 내렸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투자 성과와 상상력은 정비례"

기 본부장은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고 펀더멘탈에 충실한 투자를 하자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매력이 있더라도 점차 크레딧 리스크가 커지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양한다. 펀더멘탈에 충실한 투자를 하면 일시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져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도 시간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평상시 포지션을 과하게 잡고 있는 종목이 있으면 위기 시에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아는 만큼 중용의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한다. 채권 시장의 크레딧 위기는 자주는 아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위기 상황을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기 위해 항상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사실 과거 기 본부장은 공격적인 성향이 짙었다. 흥국자산운용에서 크레딧 펀드를 운용하면서 얻은 교훈을 계기로 투자 철학을 정립한 케이스다. 당시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었는데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금리가 크게 급등했다.

변동성이 커지자 기관 고객이 환매를 요청했고 어쩔 수 없이 손절하면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기준가 손실은 없었지만 그동안 쌓아온 수익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고객을 위해서라도 공격적인 성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 본부장은 "평상시에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위기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짜며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쌓고 있다. 투자 성과와 상상력은 정비례하는 것 같다"며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크레딧 투자는 시대의 구조적인 변화 흐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 흥국운용 '멀티플레이어' '분리과세' 펀드 성과 주역

채권 펀드 전문 매니저인 기 본부장이 액티브 주식형 전문 매니저처럼 세 자릿수의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채권형 펀드에서만 가능한 안정적이고 굵직한 운용을 바탕으로 연기금 및 보험사 등의 자금을 굴릴 수 있었다.

기 본부장의 전성기는 흥국자산운용 재직 시절부터 시작됐다. 2008년 설정된 '흥국멀티플레이펀드'는 국내를 대표하는 공모형 회사채 펀드로 자리잡은 상품이다. 종목 관리에 강점을 바탕으로 기 본부장이 2012년 7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운용을 맡았다.

단기적인 금리 변동을 바탕으로 채권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기보다 철저한 기업 크레딧 리서치를 바탕으로 저평가된 채권을 발굴했다. 신용등급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채권을 선별해 투자했다. 채권 펀드지만 수익률이 좋았던 것은 기 본부장의 주 무기였던 회사채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흥국멀티플레이펀드는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에 특히 강점을 나타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금리가 40~50bp 급등했는데 그때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해내며 주목을 받았다.

듀레이션 조정보다는 안정적 캐리를 내는 것을 원칙으로 종목 선정에 신경을 쓰며 운용을 했다. 금리 급등기에 발빠른 액션으로 방어력을 높여 흥국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기 본부장이 운용을 맡았던 기간 누적 수익률은 18.08%에 달한다.

업계 최초로 흥국자산운용이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할 때도 기 본부장이 함께했다. 기 본부장은 기업 크레딧을 분석해 하이일드 종목을 선별해서 담았다. 회사채는 주식처럼 장내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와 네트워크가 생명이다.

기 본부장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일드 채권 발행이나 유통 물량 확보가 수월했다. 당시 제일모직, 쿠쿠전자, 삼성SDS 등 공모주들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펀드 수익률도 상승 곡선을 탔고 기 본부장이 운용한 기간 동안 누적 21.9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 본부장은 "당시 저 혼자만이 아니라 성일환 CIO, 박형태 본부장님 등 함께 일했던 채권운용본부 멤버들의 케미가 좋았던 영향이었다"며 "각자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손발이 잘 맞아 즐겁게 일했던 것이 좋은 성과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복기했다.


◇업계 평가 : 채권 업계 풍부한 네트워크, 정신적 멘토는 성일환 DB자산운용 CIO

기 본부장은 채권 업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신입시절부터 함께 성장해온 사수들이 대부분 채권 업계 베테랑이다.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며 의견을 묻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유의 붙임성으로 채권 운용 업계 전반뿐 아니라 정보와 인맥이 필수인 크레딧 물 전반에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평가다.

채권운용본부를 이끌며 최대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많이 듣고 많이 알려주는 것이 선배로서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실력이 쌓여야 결국 본부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크레딧물은 끊임없이 산업의 변화를 살피고 공부를 해야 하는 분야다. 이 과정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소통한다.

그는 스승 혹은 멘토라고 여기는 성일환 CIO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자평한다. 후배에 대한 내리사랑과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리더의 역할은 성 CIO와 스킨십을 하며 배우고 또 배웠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기 본부장과 함께 했던 성 CIO는 그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후배"라고 표현했다. 책임감도 있고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공부해와 고난도의 질문도 던지며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고 호기심도 많은 융합형 인재라고 평가했다. 인성까지 갖춘 후배라고 판단해 어딜 가든 호출을 했다. 기 본부장의 이직이 잦았던 배경이기도 하다.

◇향후 계획: 마이다스에셋운용 채권운용 확대로 고객에게 '대안'제시

올해로 마흔이 된 기 본부장은 여전히 채권 분석이 즐겁고 새로운 목표가 생겨 두근거린다. 주식형 펀드 강자로 불리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 합류한 만큼 고유한 경쟁력을 통해 하우스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당장 성과를 내는데 치중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의 실력을 키우며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향후 크레딧도 펀더멘탈 분석으로 선별해서 투자하고 채권형 헤지펀드를 다수 출시하면서 새로운 투자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식 롱숏과 채권 자산간의 결합으로 변동성을 줄인 채권혼합형 펀드, 리츠 등을 투자 자산으로 삼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인컴형 펀드의 출시도 고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며 채권쪽에서 대안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기 본부장은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투자를 하는 것이 목표다. 내 돈으로 투자를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면 한번 더 신중하게 접근한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서 기 본부장이 내놓는 상품이 저금리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기 본부장은 "최근 사모채권에 투자에 손실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은 사실 채권전문가가 아니었다"며 "이 과정에서 개인 고객들이 채권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안타깝고 죄송스럽지만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대안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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