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개발, 규제 넘어 '언택트 인공췌장' 선보인다 인슐린펌프 1위 업체…"스마트폰 통한 비대면 진료 가능"
최은수 기자공개 2020-07-31 12:31:5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슐린펌프 1위 업체 수일개발이 '언택트'로 인슐린 투여와 진료를 위한 정보 교환 등이 가능한 인공췌장을 오는 9월 출시한다. 언택트 인공췌장의 핵심은 인슐린 펌프와 스마트폰을 연동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인슐린 주입을 조절하는 것이다. 누적된 혈당 및 인슐린 주입 관련 정보를 비대면 진료에 활용할 수도 있다.지금까지 인공췌장 시스템은 국내에선 도입 자체가 어려웠다. 알고리즘의 핵심인 애플리케이션이 규제당국으로부터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획득한 전례가 없었다. 이에 수일개발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의료기기 액세서리'로 구분했고 식약처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인슐린펌프의 지배적 점유율 덕분에 이 같은 선택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수일개발은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슐린 펌프 신제품 다나 아이(Dana i)를 9월부터 출시한다고 밝혔다. 다나 아이는 당뇨병 환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한 인슐린펌프로 최근 식약처로부터 등록 및 판매 허가를 받았다. 수일개발은 국내 최초로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인슐린펌프 개발 업체다. 2019년 155억원의 매출, 48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다나 아이는 '언택트 인공췌장'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인슐린펌프인 다나 아이 내 블루투스 기능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애플리케이션인 '캠에이피에스 에프엑스(CamAPS FX)'를 통해 인공췌장 기능을 수행하게 한다. 앱 연동으로 실시간 혈당 및 인슐린 주입 관련 정보 또한 다나 클라우드 등에 집적돼 향후 의료 정보로 활용 가능하다.
수일개발은 국내외 톱 티어 인슐린펌프 업체이지만 우리나라에 언택트 인공 췌장 시스템을 상용화하기까지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인슐린펌프에 대한 품목허가는 꾸준히 획득했지만 알고리즘을 이루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던 탓이다.
지금껏 국내에선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한 무형자산을 '의료기기'로 인정한 전례가 없다. 때문에 수일개발은 이미 영국과 유럽에선 해당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인공췌장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국내 도입은 미뤄졌던 상황이다.
수일개발은 이에 애플리케이션을 기존 허가받은 의료기기(다나 아이)의 액세서리로 해석해달라 요청했고 식약처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액세서리로 인증을 받는 의미는 남다르다.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규제 장벽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의료기기 규제는 환자 안전 등을 위해 계속 강화되는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애플리케이션이 만에 하나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는다 해도 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이란 벽을 다시 넘어야 한다.
다만 수일개발 사례처럼 애플리케이션을 기존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의 액세서리로 보면 이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액세서리 인증을 선택하는 것에도 장단점은 있다. 규제 문턱은 낮아지는 대신 기존 인증받은 의료기기 외에 타사 제품 등에서의 사용과 접목이 불가능해진다. 타사 제품에 사용하기 위해선 다시금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일개발은 인슐린펌프 국내 시장 점유율(M/S)이 압도적인 덕에 이같은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수일개발의 인슐린펌프 M/S는 98%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를 비롯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AI와 언택트를 접목하자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번 수일개발의 애플리케이션 액세서리 인증 과정은 타 업체에게도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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