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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I·FI, 그랩 투자 이어지는 배경은 현대차·네이버·SK 이어 스틱 가세…성장성·확장성 매력

김혜란 기자공개 2020-08-03 07:48:1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1일 17: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를 단행한 그랩(Grab)은 이미 국내 대기업이나 재무적투자자(FI)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SK그룹과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이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국내 PEF 운용사들도 러브콜을 보내왔다. 국내 금융, IT(정보통신) 산업, 기업들과의 접점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그랩에 2억달러(약 2400억원) 투자를 마쳤다. 지난해 신생 PEF 운용사 케이엘인베스트먼트도 그랩에 25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도 그랩의 투자자다. 두 곳이 전략적으로 제휴해 조성한 공동펀드 '아시아그로스펀드'를 활용해 그랩에 1억5000만달러(약1800억원)를 투입했다.

KB금융그룹도 그랩을 눈여겨봤다. 지난해 KB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KB글로벌플랫폼펀드'를 통해 지분을 인수했다. 이 펀드는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KB금융그룹의 각 계열사가 출자해 약 22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그랩의 주주명단에는 굵직한 대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투자를 단행한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도 현대차, SK그룹, 네이버 등이 주주로 있다. 이들 국내 기업의 경우 그랩과 손잡고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랩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약 3000억원을 투입했다. 완성차 수출은 물론 모빌리티 서비스 전반으로 동남아 사업을 확대한다는 현대차의 청사진을 감안하면 그랩은 투자 가치가 높은 투자처였다. 실제로 지난해부터는 그랩과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찌감치 투자를 결정,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도 미래 성장 동력인 모빌리티 사업 강화 차원에서 그랩과 손을 잡았다. SK㈜가 일부 지분을 매입한 데 이어 SK텔레콤은 그랩과 함께 싱가포르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2018년 그랩과 전략적 제휴(MOU)를 맺고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국내 SI와 FI들이 앞다퉈 그랩에 투자하는 것은 성장성과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가운데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그랩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업체로 사업을 시작한 그랩의 현재 기업 가치는 무려 140억달러(약 16조7000억원)에 달한다.

그랩은 싱가포르, 필리핀 등 8개국 336개 도시를 아우르는 동남아 1위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여기에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확장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큰 편이다. 실제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그랩페이', 음식 배달 서비스 '그랩푸드', 배송서비스 '그랩익스프레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편으로 국내 승차 공유 산업이 규제에 막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과 FI들이 해외 모빌리티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랩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동남아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투자자의 역할과 입지도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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