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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바이오 흥망사]한화의 남은 유산…조단위 가치 된 'ABL바이오'③프레스티지바이오도 항체시밀러 계승…한화생명, 헬스케어 투자 지속

민경문 기자공개 2020-08-12 08:05:33

[편집자주]

바이오 산업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다. 막대한 비용과 오랜 연구기간이 불확실성을 높인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처럼 성공사례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 바이오 사업을 중단했거나 실패를 경험한 대기업으로선 시샘의 대상이다. 뒤늦게나마 사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더벨은 국내 대기업 바이오의 현주소와 그들의 도전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0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 이상 바이오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 2016년 4월 공시된 한화케미칼 사업보고서 내용이다. 한화는 바이오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비즈니스를 시작한지 10년 만이었다. 1년 전 사업보고서만 하더라도 ‘바이오’를 미래의 고부가가치 먹거리로 평가했다. 하지만 2015년 오송 공장 매각 등으로 최종 의사 결정을 내렸다.

2014년에도 시그널은 있었다. 한화케미칼은 그해 말 자회사 드림파마를 글로벌 제약업체인 알보젠에 매각하는 안을 확정했다. 지분 100%를 약 2000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이었다. 거래 규모만 보면 CJ헬스케어 매각, 셀트리온의 다케다제약 아태법인 인수, 유비케어 매각 등에 이어 국내 헬스케어 M&A 가운데 네 번째로 컸다. 한화가 1995년 설립한 드림파마는 임상 CRO와 비만치료제 등의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2015년 1월에는 독일 머크의 의약 사업부인 머크 세노로에 다빅트렐(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다. 사실상 바이오사업 정리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한화 측이 계약 파기를 요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별도의 페널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케미칼 측은 바이오사업 포기에 대해 “석유화학 및 그룹 주력사업인 태양광사업 등 핵심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현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책임지는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특히 2014년 말 삼성종합화학 인수로 3년간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수뇌부는 미래가 불확실한 바이오에 계속 발목을 잡혀선 곤란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만약 한화케미칼이 계속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했다면 어땠을까. 당시 엔브렐 항체시밀러를 개발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는 한화케미칼 외에 LG생명과학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대웅제약, 셀트리온, 동아쏘시오홀딩스 정도였다. 가장 임상 진척도가 빨랐던 한화케미칼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한화케미칼은 엔브렐 뿐만 아니라 허셉틴과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도 임상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신약 연구그룹도 따로 있었다.

시장 관계자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한화 입장에서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이 수십 조원의 시가총액 회사라는 걸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머크와의 L/O가 깨지긴 했지만 보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화케미칼의 바이오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을 시도했더라면 상당한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한화의 바이오 재진출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꾸준히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신약 연구 차원의 목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이 올해 초 국내 1위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업체 유비케어 인수전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 가능하다. 저금리 지속으로 자산운용부문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현재 한화케미칼의 바이오 연구를 계승하는 기업으론 에이비엘바이오가 있다. 2014년 말 해임된 폴 콜만 당시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상훈 박사가 설립했다. 당시 상무였던 그가 함께 근무한 14명의 연구진들을 모아 만든 기업으로 2018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당시 660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5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뇌질환 치료제를 둘러싼 기술 수출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T(Grabody-T), 그랩바디-I(Grabody-I) 그리고 그랩바디-B(Grabody-B) 등 3개의 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이어받은 곳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다. 과거 한화케미칼이 출원한 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제품의 생산하고, 따로 위탁생산사업도 운영 중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싱가폴 바이오시밀러 업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국내 관계기업으로 주요주주가 같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모두 각각 국내 코스닥,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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