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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시장 뭉칫돈 재확인…유동성 장세 언제까지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 신기록 행진…유통시장 밀접, 외국인 순매수 전환 고대

양정우 기자공개 2020-09-10 13:22:1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0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청약 증거금이 30조원을 넘은 지 두 달만에 카카오게임즈가 59조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대부분 환불되는 청약 증거금이 빅딜을 거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역대급 유동성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이런 흐름이 영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공모시장은 유통시장의 기세와 맞닿아 있다. 공모시장의 소강 상태를 유통시장의 활황이 꺾이는 시점에서 찾는 이유다.

개인 투자자가 끌어올린 유통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이 필요하는 게 중론이다. '동학개미운동'의 바통을 수급의 한 축을 이루는 외국인이 이어받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가의 순매도 기조는 아직 추세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후 급반전, 공모 최대 호황…'눈덩이' 청약증거금, 후발주자 뒷받침

올해 초 코로나19 쇼크로 공모시장이 패닉에 빠졌을 때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하반기 IPO 빅딜에서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10일 상장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2일 실시한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1524.9대1을 달성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58조5543억원을 모으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1479대1)도 사상 최고 기록이다.

공모주 투자 열기의 시작점은 SK바이오팜이다. 일반 청약 경쟁률(323.03대1)이 높았을 뿐 아니라 청약 증거금이 30조9899억원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증거금이 두 배에 육박하지만 역시 과거엔 찾아보기 어려운 성과다.

SK바이오팜은 신조어인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을 달성했고 그 뒤로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공모가의 4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 속에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잭팟이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 열풍은 자연스레 공모주 투자 광풍으로 이어졌다.

공모주 투자 활황의 수혜는 IPO 시장 전반으로 고르게 퍼지고 있다.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는 빅딜이 아닌 중소형 IPO도 흥행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이루다는 청약 경쟁률이 3039.56대1에 달했을 정도다. 영림원소프트랩(2493.57대1),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1727.11대1), 티에스아이(1621.1대1) 등 경쟁률이 치솟은 딜이 수두룩하다.

개인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은 높은 경쟁률 탓에 대부분 환불된다. SK바이오팜의 청약 증거금 가운데 환불받은 상당량이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으로 흘러갔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그 가운데 공모주 광풍에 합세한 수십조원이 새롭게 유입됐다. 결과적으로 이 유동성은 향후 빅딜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31일 투자자 예탁금은 60조5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상 장세, 축제 끝 '시장 촉각'…유통시장 개미 공백, 외인 순매도 아직

유동성 장세의 축제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쇼크가 뜻밖의 반전으로 이어졌듯이 시장 흐름을 예단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과거 공모시장과 유통시장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토대로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시장의 회복세를 개인 투자자가 이끌었다는 데 주목한다. 올해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지난달 기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 38조원, 코스닥에서 11조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유동성을 키웠고 개인 투자 열풍으로 증시는 급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가의 순매수 기조가 무작정 계속되기는 어렵다. 고객 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가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지만 역으로 갈수록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 투자자의 유동성은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신용공여의 경우 증권사의 한도 가이드라인 탓에 무한정 늘어날 수 없다. 크게 늘어난 신용융자잔고는 오히려 증시 하락 구간에 반대매매로 급락을 부추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개인 매수세의 공백을 메울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주를 이룬다. 증권업계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공세를 기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아직까지는 외국인의 매매 기조가 순매수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 1조660억원(코스피 7810억원, 코스닥 285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외국인 투자자가 개미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을지 미지수다. 그간 외국인의 매수세는 국내 기업의 실적 등 가시적 성과를 토대로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남아있을 때도 한국 시장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한껏 개선된 투자심리와는 무관하게 국내 주축 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펀더멘털이 크게 저하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의 활황 장세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 공모시장 분위기도 급변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의 투자 광풍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없기에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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