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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소송전 관전 포인트, '조직'과 '전략'의 차이담당 조직 확대 및 임원 승진, 실무진 직접 언론에 나서기도

김성진 기자공개 2020-09-10 08:16:1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6: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기술유출 공방전에 재차 불이 붙은 가운데 양사에서 소송전을 담당하는 인물과 부서는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양사가 어떤 전략과 관점에서 이번 소송전에 임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특허' vs '법무' → '특허 vs '특허’

지난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며 갈등이 불거졌을 때만 하더라도 양사의 소송 주관부서의 성격은 다소 달랐다. LG화학은 '특허센터'를 중심으로 소송전을 펼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법무실을 앞세웠다.

소송을 주관하는 부서의 성격이 달랐던 것은, 소송을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처음부터 소송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영업비밀 침해(Trade Secrets)'였다. LG화학은 인력 유출을 통해 영업비밀이 유출됐다고 의심했고 현재까지도 분쟁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첫 번째 대응은 기술적 측면보다는 법리적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6월 10일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미국이 아닌 국내 법원에서 제소가 이뤄졌고, 내용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영업비밀 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였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대기업 간 선의의 경쟁을 바라는 국민적 바람을 저버리고 근거 없는 비난을 계속해온 상황에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SK이노베이션의 기술적 대응도 뒤따랐다.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지 2개월 뒤인 8월에 미국 ITC에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과 LG전자 등 2개 계열사를 동시에 제소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조직적 차원에서 소송전에 임하는 스탠스를 바꿨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지식재산권(IP)전략실을 만들면서다. SK이노베이션은 IP전략팀을 'IP전략실'로 확대 개편했고 그 밑에 IP개발팀과 IP라이센스팀을 두는 식으로 조직을 바꿨다.

다만 주요 인물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재 IP전략실의 수장은 이성희 실장이다. 이 실장은 지난해까지 법무실을 이끌던 인물로, 사실상 소송전을 이끌던 이 실장의 역할이 법무에서 IP전략으로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실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에서 공법학을 전공했다. 과거 사업보고서들을 살펴보면 2013년 처음 임원으로 모습을 나타냈으며 '법무팀장-법무실장'을 역임하며 SK이노베이션 내에서 법무 전문가로 활동해온 것으로 판단된다.

◇메시지 전달 방식도 차이

뿐만 아니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분쟁과 관련해 언론에 대응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LG화학의 경우 특허센터에서 근무하는 인물들이 직접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눈에 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 가능한 특허센터 인물은 민경화 특허센터장(전무)와 이한선 특허센터 전지소송TFT장(수석전문위원) 두 명이다. 민 센터장과 이 전문위원은 직접 공중파 방송에 모습을 나타내고 인터뷰를 통해 배터리 소송의 핵심과 LG화학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민 센터장은 1972년생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 학사를 졸업했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에서 법무·준법지원팀 소속으로 근무했으며 2015년부터 LG화학 특허센터장을 맡고 있다. 민 센터장은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는데, 전무 중에서는 장승세 전지 경영전략총괄(1973년생) 다음으로 나이가 어리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홍보실을 통해 간접적으로 대응하는 편이다. LG화학처럼 실무자들이 직접 언론에 등장한 적은 아직까진 없다.

재계 관계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기업 모두 지금까지 이처럼 특허와 관련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적이 없을 것"이라며 "각자 상황과 내부적 판단에 따라 대응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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