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맥스, 효자된 1억짜리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 작년 말 지주사로부터 매입, 2002년 23억에 인수…거래금액 들쑥날쑥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21 08:32:3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코스맥스가 코스맥스비티아이(BTI)로부터 매입한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가 설립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거둔 매출은 300억원, 순이익은 15억원에 달한다. 코스맥스의 해외법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알짜기업을 매입하는 데 코스맥스가 들인 비용은 단 1억원,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취득가보다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팔았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코스맥스가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특수 포장기술이 필요한 데 따라 2002년 인수했다. 지분 49.5%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들인 비용은 23억원이었다.

이듬해 코스맥스의 지분율은 51%로 늘어나고 나머지 지분은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각각 25%, 24% 확보하는 방식으로 주주구성이 변화했다.


이후에도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지배력은 꽤 자주 바뀌었다. 2005년 갑자기 코스맥스가 오너가로부터 지분을 취득해 100% 완전 자회사로 삼았다. 당시 취득원가는 26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곧바로 2006년에 다시 오너가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주주에 올라섰다. 기존과 동일하게 이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각각 25%, 24%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코스맥스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순자산가액을 8억원으로 평가하고 취득가액을 13억원으로 조정했다.

코스맥스가 인적분할을 통해 코스맥스비티아이라는 지주사를 만들면서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지배력은 또 한번 변화를 맞았다. 코스맥스가 보유한 지분 51% 전량이 코스맥스비티아이로 넘어갔다. 이 회장의 장남과 차남의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됐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반영한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취득가는 8억1000만원이다. 23억원 주고 산 회사의 지분가치가 8억원대로 떨어진 셈이다.


이 기간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매출은 쑥쑥 성장했다. 코스맥스 품에 안긴 뒤 40억원 안팎에 그쳤던 매출액은 300억원대로 크게 확대됐다. 코스맥스비티아이로 지배력이 전환된 뒤에는 500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코스맥스그룹의 내부일감을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에 넘기면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대에 진입한 2012년의 경우 코스맥스가 올려준 매출만 37억원을 웃돈다.

다만 수익성은 줄곧 저조했다. 순이익이 단 몇천만원에 그치고 그나마도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적자가 누적된 데 따라 2015년부터는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코스맥스에 지분을 넘긴 지난해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역대 최대치인 50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10억원의 영업손실과 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와 자본잠식 탓인지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코스맥스에 사업구도 효율화 차원에서 지난해 8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를 넘기면서 단 1억원을 받았다. 지주사 출범당시 취득가액에 한참 못미치는 금액이다. 나머지 약 7억여원은 손실처리했다.

하지만 코스맥스로 지배력이 바뀌자마자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 298억원, 순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기간 매출 227억원, 순손실 4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거의 변화가 없는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코스맥스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매출을 올려준 금액도 33억원으로 예년수준 대비 큰 변화가 없었다.

코스맥스가 보유한 종속기업 가운데 중국·인도네시아 법인 다음으로 높은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단 1억원에 매입한 회사가 알짜 자회사로 변신한 셈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코스맥스그룹에 인수된 후 20여년간 들쑥날쑥한 거래금액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애당초 23억원에 매입한 기업을 8억원으로, 그리고 1억원으로 거래한 게 적정했는지 여부다. 특히 오너일가가 주주로 있는 회사인 만큼 적정 기업가치를 명확하게 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코스맥스측은 사업의 안정화 때문에 실적이 갑작스레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가 용기 뿐 아니라 미미한 비중으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사업이 점차 안착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얘기다. 매매금액이 크게 달라진 점에 대해선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의 실적은 잘 알지 못하고 거래금액 등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며 "사업이 안정화 되면서 실적이 잘 나온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