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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열전]매출 1000억 프레시지, 적자 버틴 대량생산 저력⑪OEM·ODM 등 매출처 다각화, 저수익성 난제 '규모의 경제'로 돌파 목표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24 08:19:20

[편집자주]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알맞은 양의 양념,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밀키트는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재택이 일상화 되면서 집밥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인스턴트 식품인 HMR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별다른 제조공정이 필요없는 사업이다보니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까지도 뛰어들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밀키트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그 현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13: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중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먹거리' 시장에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성공하기는 꽤 어렵다. 그러나 밀키트(Meal kit) 시장에선 '신뢰'라는 진입장벽을 뚫고 벤처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다.

프레시지(fresheasy)는 밀키트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노동집약적인 사업에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며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프레시지'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울 뿐 아니라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분야까지 넘나들며 매출처를 다각화 했다. 대기업들도 몇십억원에 그치는 매출로 고전하는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벌어들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판매처 공략, 시장형성 주도…하루 10만개 생산캐파 구축

프레시지는 2016년 1월 설립한 신선 HMR(가정 간편식) 제조 기업이다. 급성장하는 HMR 시장에서 '신선식품'이라는 무기를 내세우며 차별화 된 전략을 펼쳤다. HMR은 대기업 주도로 성장한 시장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가공식품이 주를 이뤘다.

이와 반대로 프레시지는 '신선식품'이라는 차별화를 내세우며 쿠킹박스를 내놨다. 이미 다른 벤처기업들이 진출했다가 실패하고 빠져나간 시장에 프레시지가 다시 한번 깃발을 꽂았다.

당시 함께 시장에 진출한 경쟁사보다 더 다양한 메뉴를 내놓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천 라즈지, 타이치킨그린커리 등 맛집을 가지 않고선 쉽게 접하기 어려운 메뉴를 선뵀다. 특급호텔 재직 중인 셰프와 손잡고 레시피를 개발했다. '가정에서 재현할 수 있는 셰프의 요리'라는 콘셉트로 누구나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게 조리법을 최적화 하는데 집중했다.


밀키트 시장 진출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제조업자 개발생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사업으로 외연을 넓혔다. 대기업 중 가장 빠르게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 밀키트를 ODM 방식으로 생산하는 역할을 했다.

밀키트가 잘 알려지지 않은 초창기 시장이었지만 프레시지의 확장전략은 계속됐다. 2018년 야채 전처리 기업 '웰푸드'를 인수하는가 하면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동시에 판매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홈쇼핑, 이커머스, 백화점 등을 판매채널로 확장했다. 국내 최초로 홈쇼핑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했다. 밀키트라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물꼬를 프레시지가 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재택이 일상화 되면서 밀키트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프레시지는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 용인에 700억원을 투자해 8000평 규모의 신선 HMR 전문 공장을 설립했다. 밀키트 기업 중 유일한 대량생산 시스템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소규모 공장들을 한데 모아 밀키트·전처리 야채·샐러드·육류·소스·레토르트·반찬류 등 총 7가지 식품 유형, 500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규모로 키웠다. 밀키트 제품은 하루 최대 10만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연간 최대 6500억원 상당의 제품을 출하할 수 있는 캐파(Capa)다.

◇점유율 70% 압도적 1등…오프라인 반찬·외식업 등 신사업 추진

국내 밀키트 시장에서 최대 사업자로 성장한 프레시지는 지난해만 매출 700억원을 벌어들였다. 대부분이 밀키트로부터 창출된 것으로, 1000억원대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매출은 식자재 유통사업에서 창출된다.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GS리테일 등 대기업들이 밀키트 사업으로 100억원 미만의 매출을 벌어들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레시지의 파급력은 꽤 크다.

프레시지라는 브랜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과 제휴맺어 OEM 및 ODM 방식의 제조사업까지 펼친 결과다. 커가는 시장에서 일찌감치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며 대응한 결과로 시장 확대의 과실을 고스란히 받아먹고 있다. 대기업들이 프레시지의 제조역량에 의존하게 한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 쿠팡, GS리테일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올해 프레시지의 매출은 약 1700억~2300억원대로 수직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시지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반찬류 제품 생산부터 오프라인 반찬, 외식업 등 신사업으로도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일반 외식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은 시간에 공유주방형태로 배달로 신규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밀키트 B2B 사업'도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밀키트 사업의 난제인 수익성은 프레시지도 아직 풀지 못했다. 출범 이후 내내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엔 150억원대의 영업손실과 2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두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밀키트 사업 자체가 원가와 고정비 등을 절감하는 게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를 풀어내기 위한 대안도 '규모의 경제' 외 별다른 돌파구는 없다. B2C를 넘어 B2B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프레시지의 전략 역시 이를 염두에 둔 차원으로 해석된다.

◇투자금 1000억…정중교 대표 지분희석·이사회 과반이상 투자자

프레시지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정중교 대표(사진)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투자업계에 잠시 몸 담았다가 사업을 시작했다.

투자업계서 근무한 이력답게 프레시지는 타 벤처기업보다 수월하게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유니온투자 등 벤처캐피탈(VC)은 물론 GS홈쇼핑 등 대기업으로부터 총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서 입지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가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는 정 대표의 입지를 줄였다. 2018년만 해도 30%에 달았던 지분율은 현재 12.5%로 축소됐다. 추가 투자를 받거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정 대표의 지분율은 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이사회 구성도 투자자 중심으로 구성 돼 있다. 정 대표를 포함해 사내이사는 총 4명인데 반해 기타비상무이사는 6명이다. 주요 의사결정이 사내이사를 중심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감시자 역할을 하는 기타비상무이사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여건이다. 프레시지가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캐파확장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얼마나 이를 지지해줄 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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